생보사, '빅3' 상반기 실적 반토막...하반기 전망은
삼성·교보·한화생명 순익 감소
채권가치 하락으로 처분손실 늘어
"하반기,금리 상승과 신 제도로 부담 완화"
[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모두 반토막이 났다.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의 준비금 적립이 늘어나면서 손실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올 하반기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생보사들의 실적 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생명·푸르덴셜생명 등 5대 생명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감소했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보험료의 일부로 자금(펀드)을 조성해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투자이익을 계약자에게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의 형식으로 배분하는 상품이다.
판매 시점의 산출 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낮아질 경우, 회사가 그 차액만큼의 보증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주가지수 하락으로 최소한의 보장금이 적립되지 못하면 생보사가 나머지를 부담해 손실이 확대됐다.
■ 삼성생명, 상반기 순익 전년 대비 63.5% 하락
먼저 삼성생명의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42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5% 줄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특별배당에 의한 역기저효과와 상반기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손실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삼성생명의 변액보증손익금은 1770억원에서 2분기에는 3230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상반기에만 5300억원에 달하는 변액보증손실로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생보사의 손익 중 변액보증손실은 이차손익에 반영돼 순이익에 영향을 준다. 올 상반기 삼성생명의 이차익은 -390억원이다.
삼성생명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1조2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줄었으나, 신계약가치는 고마진 중심 보장성 보험의 계약이 늘면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올 2분기 삼성생명의 보험이익은 전년 대비 53.2% 증가한 402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759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 증가한 수준이다. 손해율도 올 상반기 83.8% 를 기록, 지난해보다 3.8%포인트 개선되면서 받은 보험료와 지급보험료의 차인 사차익도 2000억원대로 올라섰다.
그 외 6월말 기준 총자산은 315조원, 자본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급여력비율(RBC)은 249%를 유지했다.
■ 교보생명, 상반기 순익 전년 대비 47.5% 감소
교보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2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6104억원 보다 47% 가량 감소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금융상품 평가, 처분 손실이 증가해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금리가 오름에 따라 지급 보험금이 증가한 것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상품 평가와 처분 손실 증가 등의 영향도 있다고 했다. 금리 상승에 따라 지급보험금이 늘면서 당기순이익이 하락했다.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익은 2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8%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역시 3천638억원으로 48.6% 감소했다. 반면 매출액은 9조571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210.5%로 집계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 6.25%, 운용자산이익률 3.83%로 경쟁사 대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견고한 수익성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상반기 순익 57% 감소
한화생명도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4% 감소한 107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올 상반기 신계약 APE는 86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4% 증가했다. 일반보장성 상품 판매 호조로 신계약 APE가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수입보험료도 보장성과 저축성보험 판매 확대로 지난해보다 1.6% 늘었으나 올 상반기 쌓은 책임준비금이 91조21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조원 넘게 늘었다. 다만 한화생명은 6% 이상 고정금리 비중의 구조적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3 생보사 외에 다른 생보사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감소한 27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KB금융그룹의 생보 계열사인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실적도 모두 하락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상반기 15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KB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더 늘었다.
흥국생명도 상반기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이 99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특별계정을 포함한 총 수입보험료는 2조3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0억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5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6% 증가했다.지난해 제판분리(제조·판매분리) 비용 지출에 따른 기저효과가 주효하게 작용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132억원으로 0.9% 늘었고, 영업이익은 839억원으로 57.6% 증가했다.
생보업계 실적 부진 배경으로는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의 하락이 있다. 생보사는 주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는데, 이 중 매도가능 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에서는 금리 인상 시 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아울러 증시 부진에 따른 변액보험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도 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의 지난 5월 기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66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2조2576억원 보다 70.8% 감소한 수준이다. 초회보험료는 보험 신규 가입자가 처음 납입한 보험료를 말한다.
■ "하반기에는 금리 상승과 신 제도 도입으로 부담 완화"
다만 생보사들의 올 하반기 실적 전망은 금리 상승과 신 제도 도입으로 긍정적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하반기 실적전망에 대해 “이차익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배당수익과 이자수익 등 경상적 이차이익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사차익과 비차익 개선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표면적 수치에 비해서는 양호한 실적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최근 증시흐름과 높아진 금리수준을 감안하면 향후 변액보증손익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상반기 대비 하반기 긍정적 실적전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도 생명보험업계 하반기 전망에 대해 “금리상승에 따른 부채 시가평가로 절대적 자본부담이 일부 작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손익 관점에서도 장기적인 보유이원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면서 “내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보장성 영업력 강화와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 등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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