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정점론①] 7월 미국 CPI 증가율에 눈녹듯 사라진 인플레 공포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 발표 기점으로 인플레이션 공포심리 줄어들며 지난주 뉴욕증시 일제히 반등, 연말까지 증시 지속 상승 기대감 커지는 가운데 연준 통화긴축 속도에 촉각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5% 오른 것으로 나타나자 뉴욕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가 일제히 반등에 나섰다. 8.5% 증가율이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6월 CPI 증가율이 41년만에 최대치였던 9.1%를 찍은 직후여서 8.5%라는 숫자가 주는 착시효과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인플레이션이 6월을 기점으로 사실상 정점을 지나 주춤하기 시작했다며 두 차례에 걸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무지막지한 금리인상 스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향후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인플레이션 정점론의 허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주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2.92%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26%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8% 상승했다.
특히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가 4주 연속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자 증시가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선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베어마켓을 불러온 인플레이션 공포가 미국의 7월 CPI 증가율을 기점으로 완연하게 줄어들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7월 CPI 증가율에 주목했던 이유는 직전 6월 CPI가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9.1% 증가율이 주었던 공포심 때문이었다. 월가는 5월과 6월 2개월 연속 CPI 증가율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자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고 더 길게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자아냈다.
이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이어졌고 연준은 두 차례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오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며 단숨에 기준금리를 2.5%까지 끌어올렸다.
연준의 통화긴축이 과격한 양상을 띄면서 시장은 통화긴축이 불러올 경기침체에 주목하게 되었고 이는 고스란히 시장에 반영되면서 뉴욕증시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증시침체를 촉발했다.
7월 CPI 증가율을 기점으로 뉴욕증시가 비교적 큰 상승폭을 나타내자 본격적인 상승세를 점치는 시각과 더불어 침체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시적 반등이라는 부정적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관점을 보면 연준을 비롯해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과격한 통화긴축 정책을 펴면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예측이 맞다면 8월 미국의 CPI도 7월 정도의 수준에서 머물거나 오히려 더 떨어지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관점에서 보면 7월 CPI가 낮게 나온 것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 가격이 떨어진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지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9%, 전월보다 0.3% 각각 올라 여전히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7월중 에너지 물가는 전월보다 4.6% 하락했고 이 중 휘발유 물가는 7.7%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 인플레이션 압력을 대폭 낮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다. 7월 CPI가 발표되기전에는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은 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해졌다.
연준은 아직 시장을 향해 속도조절에 관한 확실한 시그널을 보내지 않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CNBC와 인터뷰에서 “물가지표 하락 하나만으로 연준의 금리인상이 후퇴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다른 확실한 지표가 나와야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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