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전기자동차 충전에서 전력판매까지 노리다! (下)
일본 종합상사는 “라면에서 로봇까지” 세상의 모든 영역에 손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오랜 기간 동안 새로운 사업기회를 탐색하고 선제적인 투자로 비즈니스를 육성해 온 역사적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친환경, 디지털화 트렌드를 타고 종합상사의 신규사업 도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의 미래사업 투자 동향을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 포착의 힌트를 얻어 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조항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일본종합상사들이 배터리/ESS 제조, 충전 스테이션 등 인프라를 비롯하여 ESS 및 제어 시스템을 활용한 솔루션까지 다양한 분야에 참여하고 있으며, 미쓰이물산은 V2G(Vehicle to Grid) 사업화에 주력하고 있다는 내용을 지난 편(“ESS, 전기자동차 충전에서 전력판매까지 노리다!” (上), 7월 29일)에서 다루었다.
이번 편에서는 미쓰비시 상사, 스미토모 상사, 이토추 상사의 ESS 사업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 미쓰비시 상사, 대형 업체와의 제휴 전략으로 ESS 사업화 추진
미쓰비시 상사는 일찍이 차량용 2차 전지 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2007년 대형 배터리 업체인 GS Yuasa, 미쓰비시 자동차와 공동으로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Lithium Energy Japan을 설립하였다(GS Yuasa 51%, 미쓰비시 상사 46%, 미쓰비시 자동차 3%).
이 회사의 배터리는 2009년 미쓰비시 자동차의 전기자동차 ‘i-MiEV’에 처음으로 적용되었고, 전기자동차 이외에도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병설 ESS로도 이용하고 있다.
2016년 2월에는 미국의 대형 IPP인 AES와 제휴하여 자회사인 AES-ES의 배터리 상품 Advancion 공동 판매에 합의했다. 2017년 인도의 TPDDL 발전소에 10MW급 Advancion을 설치하고, 전력계통의 안정화를 테스트하고 있다.
같은 해 네덜란드의 대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업체인 Eneco(2020년 미쓰비시 상사가 인수)와 절반씩 투자하여 Enspire ME라는 배터리 업체를 설립하고, 독일 북부의 Jardelund에 48MW의 ESS를 설치하였다.
이 시스템은 단일 장소로는 유럽 최대 규모로 예비전력용 서비스 및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용 전력조정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AES는 2018년 1월 지멘스(Siemens)와 배터리 사업 부문을 통합하여 Fluence를 출범시켰다.
또한, 미쓰비시 상사는 독일의 Bosch와 제휴하여 배터리 가시화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Bosch는 2020년 12월 초 배터리 가시화 및 수명관리 기술인 “Battery in the Cloud”를 발표했다.
이는 배터리가 사용 중일 때 배터리의 열화 상태, 수명 예측, 충전 상황 파악 등을 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시스템으로, 전기자동차의 유지비용 절감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3월에는 중국에서 교체식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는 BPSE (Blue Park Smart Energy Technology)와 협력하여 이 기술의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 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에 힘쓰는 스미토모 상사, 이토추 상사
배터리 리사이클 분야는 스미토모 상사가 선두 주자이다.
이미 2010년에 닛산자동차와 공동으로 ESS업체인 4R Energy를 설립, 2013년 세계 최초로 오사카의 유메시마에 폐배터리를 사용한 ESS 사업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동 사업은 닛산자동차의 Leaf 16대 분에 해당하는 배터리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그 성과를 활용하여 2015년에는 가고시마현 고시키시마에 대형 배터리 센터의 모델 케이스를 일본 최초로 구축했다. 동 사업은 재생에너지 발전, 전기자동차, ESS를 활용한 친환경 도시를 구축하려는 ‘미래의 섬(Islands of Future)’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고시키시마는 폐교된 초등학교부지에 448개 태양광 패널, 닛산자동차 e-NV200 상용 전기자동차 36대분의 폐배터리를 5개의 컨테이너에 격납한 4R Energy의 ESS를 설치하여 탄소배출제로 사회를 구상하고 있다.
2017년에는 후지전기와 함께 본격적으로 ESS 판매를 시작했는데, 대표적으로 산업기기 제조 및 태양광 시공 업체인 일본 Benex가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본 Benex에 설치된 ESS는 닛산자동차 Leaf 24대분의 폐배터리를 20피트 컨테이너에 격납한 것이다.
2019년에는 미국의 저가형 배터리 리사이클 스타트업 Connected Energy에 투자하며, 사업 강화에 더욱 힘쓰고 있다.
이토추 상사는 폐배터리를 이용한 ESS 기기 제조 및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부터 ‘Smart Star’란 브랜드로 가정용 배터리 사업을 시작했는데, 2022년 2월 현재 5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Smart Star는 차세대 ESS로 진화하게 되는데, 이는 2018년 1월의 Moixa Energy, NF Corp., TRENDE와의 제휴가 계기가 되었다.
영국의 Moixa Energy는 AI를 이용한 시스템 제어 S/W인 ‘GridShare’를 통해 일기예보, 사용자의 전력수요 및 발전량 예측 기술을 갖고 있으며, 일본의 NF Corp.는 배터리의 최적 충·방전 제어를, TRENDE는 시간대별 전력요금 계획을 수립하는 ‘aidenki’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술의 조합으로 2021년 8월에는 신제품인 Smart Star 3를 발매하였고, 일본의 리스 회사인 Tokyo Century와 공동으로 IBeet를 설립하고 Smart Star 제품에 대한 구독서비스를 개시하였다.
최근에는 기업용 제품인 ‘Bluestorage’를 개발하고 2021년 6월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Bluestorage 생산은 2019년에 제휴한 중국의 Shenzhen Pandpower에서 담당하고 있는데, 중국의 버스, 택시 등 상용차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형태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