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김대환 사장의 '정보공개 전략', 두 계단 뛴 A등급 이끌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국내 900여개 상장회사들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등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연 4회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경영 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KCGS의 등급을 기초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삼성카드(대표이사 김대환 사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등급 상승은 중요한 시사점을 담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등급평가가 철저하게 '공개 정보'를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알려준다. 최고경영자(CES)가 ESG경영을 강화해도 그 내용이 공시되지 않으면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삼성카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SG 평가에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A등급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KCGS 평가에서는 지난 2020년 종합등급 B등급이었다. 그런데 2021년에는 두 단계 상승한 A 등급을 받았다. 평가 대상인 전체 950개사 가운데 19%만 A등급을 받았다. A등급은 ESG 전 분야에서 우수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년 D등급을 기록했던 환경(E) 분야에서 A+를 나타내며 등급이 크게 올랐다. B+등급이었던 사회(S) 분야는 A+, 마찬가지로 B+등급이었던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A등급을 기록했다.
KCGS의 평가등급은 ESG 위험 및 시스템 평가, 주요 ESG 쟁점 검증, 인터뷰를 통한 이사회 실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부여된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7개로 분류된다.
■ KCGS관계자, "보도자료는 검증용, 평가에는 공시만 반영" / 삼성카드 관계자, "지난 해부터 ESG보고서 발간 시작"
이처럼 삼성카드가 KCGS 평가에서 급격한 등급 상승을 이룬 것은 '정보 공개 전략'을 강화한데 힘입은 바 크다.
이와 관련 KCGS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삼성카드는 기존에도 ESG 관련 활동을 해왔으나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관련 공시가 이뤄져 평가에 반영됐다"고 삼성카드의 등급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카드는 이전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보호, 사회공헌 활동 등을 알려왔지만 KCGS는 "보도자료는 검증용으로만 활용하고, 평가에는 공시만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A+등급인 사회 분야와 관련해서는 "노동조합이 설치돼 있는지, 노조가 잘 운영되는지 등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러한 KCGS의 입장에 대해 "삼성카드는 노조가 없고 '하나로협의회'라는 노사 협의회가 있다"면서 "노조와 관련해서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ESG 관련 보고서나 평가 등이 부각되지 않았으나, 최근 ESG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면서 "삼성카드는 ESG 전략에 따른 ESG 경영 활동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ESG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고 말했다.
ESG보고서 발간은 김대환 사장의 작품이다. 김 사장은 지난 해 2월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주재하고 ESG경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부문별 중점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또 이러한 과제를 실현결과를 담을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보고서)발간을 추진하기로 했다.
■ 김대환 대표이사 "회사 전반에 ESG 경영 녹아들도록 집중할 것"
따라서 삼성카드가 지난달 발간한 '2021-2022 ESG 보고서'를 보면 ESG경영 강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디지털 금융 혁신, ESG 자금 조달 등 업과 관련된 ESG 중요 이슈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그린 데이 운영 △전사 환경경영 문화 확산 △환경보호 활동 '줍깅(쓰레기를 주우며 조깅)' 진행 등 'I DO ESG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카드 플레이트를 제작한 친환경 차량 카드 상품을 출시하는 등 환경 분야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 분야에서는 인권 경영, 고객중심경영, 정보보호, 인재경영, 파트너 상생, 사회공헌, 공유가치 창출 등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윤리‧준법 경영, 공정거래, 통합 리스크 관리, ESG위원회 운영 등 개선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는 보고서에서 "ESG경영이 회사 전반에 녹아들 수 있도록 확산 노력에 더욱 집중하겠다"면서 △환경 보존 △상생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더욱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 등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1000억원, 올해 6월 17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해 환경 친화적이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난해 3월 카드업계 최초 ESG 외화 ABS 발행에 이어 올해 2월 2억8000만 유로 규모의 ESG ABS를 발행하고, 4월 1000억원 규모의 ESG기업어음을 발행하는 등 ESG 자금조달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공헌활동, 환경보호 캠페인 등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 ESG 활동을 꾸준히 실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