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제약기업(2) 일동제약(상)] 1조원 규모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한 '늦깎이 강자', ‘극심한 주가변동’과 ‘연구개발비 증가’해결해야

최정호 기자 입력 : 2022.07.30 07:22 ㅣ 수정 : 2022.08.01 08:49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역설, 관련 뉴스 따라 주가 급등락
연구개발비 증가 속 ‘아로나민’ ‘엑세라민’등 캐시카우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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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을 위해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현재까지 윤 정부는 위원회 설립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설립된다 하더라도 ‘제약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제약산업법)에 의해 정부는 ‘혁신형 제약 기업’ 인증을 통해 산업을 키워야 만하는 상황이다. 만일 윤 정부가 새로운 방식으로 제약 산업을 육성하려면 법을 개정을 해야 된다. 그동안 혁신형 제약 기업으로 육성된 국내 제약사들 입장에선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지난 2012년부터 운영된 혁신형 제약 기업 분석을 통해 윤 정부가 그려야 할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을 조망해 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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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부회장) [사진=일동제약]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일동제약은(대표이사 윤웅섭 부회장) 지난 2018년 혁신형제약기업에 등재됐다. 중소형 제약사들이 2012년부터 등재를 시작한 반면 대형 제약사에 해당하는 일동제약의 늦은 등재는 다소 의외의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일동제약 관계자는 29일 본지와 통화에서 “혁신형제약기업 관련 제도가 시작된지 오래돼 정확한 이유를 지금 알기는 힘들지만 지난 2016년 당사가 기업 분할을 한 게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늦게 등재한 만큼 일동제약은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일동제약의 계획대로라면 연매출 1조원 규모의 신약이 다수 생겨날 것으로 예측된다. '강력한 늦깎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러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중 현재 보건당국에 임상시험 계획 승인 신청조차도 하지 않은 게 다수다. 현 상황에서도 일동제약의 연구개발비 증가 폭이 큰데 임상시험이 한꺼번에 몰리게 될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현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이슈, 수급에 따라 주가 급변하는 '테마주'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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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거래소 일동제약 주가 차트 [자료=네이버]

 

무엇보다도 신약 개발 소식에 따른 주가변동이 큰 게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동제약은 일본의 다국적 제약사 ‘시오노기’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일동제약이 시고노기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급락해 평균 수준으로 떨어지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의 일본 내 긴급사용 신청 계획이 알려지면서 다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고노기 측이 일본 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을 보류 결정을 하자 또다시 일동제약의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27일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일고 시고노기가 일본 내 긴급사용승인 신청 카드를 다시금 만지작거리자 일동제약의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상황이 제약 산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치료제 개발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주가의 등락폭이 큰 것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력적인 변수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다양한 투자자들이 일동제약의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의약품 개발 기업은 테마주로 취급되고 있는데 일동제약도 여기에 해당한다”면서 “테마주는 철저히 수급(需給)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투자자들이 시세차익을 위해 일시적으로 주식을 매매한 후 고점에서 팔아치우기 때문에 주가 변동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투자자가 계속 머물러야 안정적인데 코로나19 이슈로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 메머드급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로 늘어나는 연구개발비...적자 구조속 해법 찾기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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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최정호 기자]

 

일동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외에도 주가 변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전략 신약급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 중에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정부가 혁신형제약기업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은 연구개발비 비중이다. 연간 매출액 5000억원이 넘는 일동제약의 경우 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써야 한다.  

 

지난 2019년 일동제약의 매출은 5168억1662만원이다. 정부 기준에서 보면 매출액의 5%인 258억4083만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된다. 

 

그러나 일동제약의 2019년 연구개발비는 435억6204만원이었다. 2020년과 2021년 매출이 각각 약 5500억원 규모로 형성됐지만 연구개발비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0년 601억8087만원, 2021년 944억9460만원이 연구개발비로 각각 집행됐다. 2019년에 대비 2021년 연구개발비는 46.1% 증가한 셈이다. 특히 연구개발비 944억원은 중소형 제약사 한해 매출과 맞먹는다. 

 

올해 1분기 일동제약의 매출총이익은 590억3542만원이며 연구개발비는 229억6681만원이다. 다만 판매관리비가 454억3731억원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일동제약의 1분기는 공시 상에서는 적자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지난 2019년부터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가 약 30% 규모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적자는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은 매출액이 지난 2020년 5609억원(매출총이익 2375억원)에서 지난해 5591억원(매출총이익 2184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는 것이다. 우선 일동제약의 주력 제품인 비타민제 ‘아로나민’이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667억원, 2020년 739억원, 2021년 642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또 영양제 ‘엑세라민’도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2019년 121억원, 2020년 124억원, 2021년 76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꾸준히 12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다 지난해 절반 가량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다. 

 

2021년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개인 면역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타민과 영양제 소비가 많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일동제약의 아로나민과 엑세라민의 판매 부진은 우려스럽기까지하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임상 실험에 돌입하는 신약들이 많기 때문에 연구개발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관리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제약사 순이익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 총이익 2184억원 중 연구개발비 944억원을 제외하면 1240억원이 남는다. 여기에 판매관리비 1782억원을 제외하면 542억원이 적자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받지 않은 이상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만일 수백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을 경우 오너 일가의 경영권 위협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쉬운 선택은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흑자 전환을 위해 부동산 매각 또는 임대 수익 사업도 고려해볼 만하다. 또는 금융권과 업무협약을 통해 파생상품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수는 있다. 그러나 큰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영업외수익 35억원과 8억6077만원의 금융수익을 기록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면서 “경영진의 종합적 판단을 통해 전략적 계획 수립 후 방안이 마련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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