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놓고 대형마트 vs 소상공인 '대격돌'
대형마트 환영 표시...소상공인 '골목상권 보호' 외치며 반발
업계 관계자 "골목상권 보호 위해 대형마트 영업금지 전 세계에 없는 사례"
소상공인 "골목상권 최후의 보호막 국민투표로 사라지는 것 막아야"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란이 유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실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해제’ 방안을 온라인 국민 투표에 붙였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해제되면 대형마트는 연간 7000억원에서 1조원에 이르는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소상공인은 골목상권을 보호해야 한다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 대통령실,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 '온라인 투표'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해제, 콘택트렌즈 온라인 구매 허용, 최저임금 차등적용 등 10가지 국민제안을 선정해 투표를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대통령실은 열흘 간 국민제안 누리집에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후 국민제안 10개 중 3건을 선정해 국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2012년 시행돼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는 골목상권 침해를 막고 전통시장과 상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의무로 휴업한다. 이에 따라 휴업 기간에는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 영업할 수 없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 영업 뿐만 아니라 휴무일에 새벽배송, 일반배송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창궐하면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 결과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급증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 발걸음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매장은 △2019년 5곳 △2020년 12곳 △2021년 10곳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또한 유통 업태별 매출 규모도 2019년까지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순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백화점-편의점-대형마트'로 순서가 바뀌었다.
■ 대형마트 의무휴업 해제하면 영업이익 1000억원, 매출 1조원 늘어
그럼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해제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중권가는 이 제도가 폐지되면 대형마트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폐지되면 평균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 1~2%에서 7~8%까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월간 600억~800억원, 연간 약 7000억원~1조원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또 “영업이익은 카드 수수료와 인건비 증가분을 제외해도 500억~1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의무휴업 해제에 두 손 들고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상생하기 위해 이 제도가 만들어졌지만 마트 휴업일에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며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 세계를 살펴봐도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 영업을 금지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전자상거래업체들은 시간이나 공간 제약없이 운영하는데 대형마트만 규제의 칼날을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 소상공인·마트 직원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반대"
반면 소상공인들과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해제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는 21일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은 이미 2018년 대형마트 7곳이 낸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이 난 바 있다"며 "적법성이 이미 입증됐는데 새 정부가 국민투표를 통해 골목상권 최후의 보호막을 제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로 이뤄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유통분과는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투표 반대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21일 열었다.
이날 노조는 "온 시민이 쉬는 토요일, 일요일에도 스케줄 근무 때문에 출근하고 일해야 하는 마트 근로자에게 한 달에 딱 2회 있는 의무휴업일은 최소한의 사회(건강)권 보장을 위한 제도”라며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마치 ‘국민’의 뜻인냥 얘기하는 현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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