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해외에서 일해도 OK"…'워케이션'으로 유통업계 직장 풍속도 확 바뀐다
새 트렌드 발맞춰 기업 근무자율제 도입 급물살
우아한형제들, 2023년부터 근무지 자율선택제 실시
티몬, 이달부터 근무장소 제약 없는 '스마트&리모트 워크' 시행
CJ그룹, 거점오피스 'CJ 워크 온' 도입해 워라밸 강화
출퇴근 시간 줄이고 개별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제공
자율과 책임에 무게중심 두는 근로문화에 우수인재 확보 쉬워져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업무환경 변화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회사에서만 근무해야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기존 편견이 깨지면서 재택근무가 활성화됐고 원격근무를 통해 거점 오피스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과 ‘휴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던 두 단어가 만나 ‘워케이션(Work+Vacation)’이란 새 단어를 만들어냈다. 흔히 '여행 친화적 근무제'로 불리는 워케이션은 '일'을 뜻하는 'Work'와 '휴가'를 의미하는 'Vacation'의 합성어다. 쉽게 설ㄹ명하면 휴가지에서 휴가와 업무를 동시에 즐기는 원격 근무의 일종이다.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유통업계도 하나둘씩 근무자율제를 도입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 32시간제를 운영해 근무제도 혁신에 앞장서온 우아한형제들이 오는 2023년부터 근무 장소와 시간 모두 구성원이 각자 선택해 일할 수 있는 ‘근무지 자율선택제 및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근무지 자율선택제는 직원 모두가 근무시간 중 어디서든 연결돼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근무 장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사무실에 출근하거나 재택 근무를 하는 것 외에 해외에서 일해도 된다.
근무 시간도 자율로 선택한다. 주 32시간 기준으로 월 단위 총 근무시간 내에서 개인 업무 스케줄과 컨디션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 시간을 분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월 첫째주에 20시간만 근무하고 업무에 몰두할 필요가 있는 주에 50시간 근무해도 된다는 얘기다.
우아한형제들이 이처럼 근로문화에 혁신을 가져온 것은 “압축적으로 집중해 근무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직원들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 13일 발표에서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근무환경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과 수요가 점점 변화해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자율근무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도 예외는 아니다. 티몬은 이달부터 근무 장소에 제약을 두지 않는 ‘스마트&리모트 워크’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티몬 직원들은 사옥을 비롯해 수도권 각지에 있는 거점오피스와 공유오피스 등 업무환경이 갖춰진 곳 어디서든 자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
자율과 책임에 방점을 둔만큼 개개인 생산성과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근무 장소 제약이 없어짐에 따라 우수인재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장윤석 티몬 대표는 "티몬이 원팀으로 나아가기 위해 구성원 자율성을 존중하며 개인 역량이 기업 성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실력과 성과 중심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J그룹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거점오피스 ‘CJ 워크 온(Wokr On)'을 도입했다.
CJ 워크 온은 수도권 CJ 주요 계열사 사옥을 거점화해 △서울 용산구(CJ올리브네트웍스, CJ CGV) △서울 중구(CJ제일제당센터) △경기 일산(CJ LiveCity)에 160여석 규모로 우선 시행한다. 이 근무제는 시험 근무를 통해 강남 등 수도권 핵심지역을 비롯해 경기, 제주도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CJ는 거점 오피스 도입으로 임직원들이 집에서 가까운 사무실을 선택해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개별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체 CJ ENM은 지난해 10~12월 제주 월정리에 ‘CJ ENM 제주점’을 열어 한 달에 10명씩 총 30명이 숙박비와 교통비 지원을 받으며 워케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CJ ENM은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올해 워케이션을 정식 운영한다.
CJ관계자는 "근무자율제를 통해 근무시간 유연성을 강화하고 근무 공간도 기존 사무실에서 재택·거점 오피스 등으로 탄력적 선택이 가능해졌다”며 "재택문화 확산으로 고정된 사무공간에 모여 일하는 문화가 약해지고 워라밸을 넘어 워케이션으로 일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어 임직원의 현장 의견과 국내외 트렌드를 수렴해 지속적인 일자리 문화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회사 외에서 근무를 해도 업무 효율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돼 자율근무제를 도입하는 회사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이젠 근무 환경도 회사를 선택하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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