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GS25, '원소주 스피릿' 단골·지인 예약제 편법에 재고확인시스템 '있으나 마나'
원소주, 단골과 지인만 상대하는 '깜깜이 예약제'로 운영...소비자 불만 커져
GS25 '나만의 냉장고'에서 제품 재고 조회해도 실제 매장에 없어 낭패
CU, 포켓몬빵 재고 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라...단골과 지인에만 판매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편의점 업체 GS25가 제품 재고시스템에 먹통이 자주 발생해 소비자 불만을 사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25가 최근 출시한 ‘원소주 스피릿’ 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실시간 재고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GS25 앱 ‘나만의 냉장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나만의 냉장고'에서 제공하는 원소주 스피릿 재고와 매장의 실제 수량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재고량 차이가 단골, 지인 등을 대상으로만 운영되는 '깜깜이 예약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제보자 A씨는 '나만의 냉장고'에서 원소주 스피릿 재고가 남아 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GS25 매장을 방문했다. 그런데 그 매장은 '이미 예약한 손님이 있다'는 이유로 상품을 판매하지 않거나 매대에 상품을 아예 진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뉴스투데이에 “아침부터 '나만의 냉장고'에 원소주 스피릿 재고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GS25 4곳을 방문했는데 4곳에서 전부 예약한 손님이 있어 판매하지 못한다고 얘기를 들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내가 모르는 예약 시스템이 있는 줄 알았다”며 “한 지점 알바생에게 어떻게 예약할 수 있냐고 물으니 점장이랑 얘기해 보라고 말하더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카페, 블로그 등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A씨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 후기가 잇따라 올라왔다.
한 네이버 카페 회원인 B씨는 주변 GS25에 원소주 재고가 3개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편의점으로 향했지만 알바생에게 '다 팔렸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이에 의문을 제기하자 알바생은 "(원소주가) 창고에 있는 것 같은데 사장이 팔지 말래요"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원소주 스피릿은 최근 MZ세대(20∼40대 연령층) 사이에서 '셀럽 브랜드, 프리미엄 제조 방식, 차별화된 디자인' 등 삼박자를 모두 갖춰 인기를 얻고 있다.
원소주 스피릿은 가수 박재범이 운영하는 원스피리츠 주식회사에서 원주 쌀 토토미로 술을 빚은 뒤 숙성해 제작한 증류식 소주다. 또한 '소주병은 초록색'이라는 통념을 깨기 위해 투명한 병을 사용하고 홀로그램 라벨을 붙여 차별화해 MZ세대 소비심리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원소주스피릿은 판매 개시 1주일(7월12일~18일)만에 초도 준비 물량 20만 병을 완판하는 기염을 토했다.
GS25는 고객이 헛걸음 하지 않도록 GS25 앱 ‘나만의 냉장고’에서 실시간으로 원소주 스피릿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원소주 재고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위치 반경 100m∼1km 인근 지점, 최근 이용한 지점은 물론 매장명을 검색하면 전국 어느 지점이라도 원소주 재고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게 GS25 측 설명이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나만의 냉장고'에서 원소주 스피릿 재고가 남아있는 지점에 방문해도 원소주 스피릿을 살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일부 지점은 한정판 상품이나 인기 상품을 지인이나 단골 손님에게 판매한다는 이유로 매대에 진열조차 하지 않고 창고에만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억울한 마음에 CU에서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편의점 내에서 지인이나 단골 손님을 위해 상품을 예약해주는 게 어쩔 수 없는 관례라고 하더라”며 “이럴 바에는 재고 조회 서비스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GS25 관계자는 “가맹점주에게 오는 순서대로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는 점은 이미 소비자에게 안내했다"며 "개별 매장 단위까지 본사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지침을 주며 관여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원소주 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인력을 늘리는 등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충분한 재고가 확보된다면 일부 점주가 예약제로 원소주를 판매하는 현상이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골·지인 예약제는 GS25만의 문제가 아니다. 편의점 점주 사이에서 일종의 서비스 관리 차원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CU가 지난 3월 출시한 포켓몬빵도 마찬가지다. CU는 실시간으로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앱 '포켓CU'에 포켓몬빵 재고 현황을 알렸지만 단골, 지인이 예약했다는 이유로 포켓몬빵을 판매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이에 CU는 지난 4월 포켓CU를 리뉴얼했다. 인기상품 재고 확인 서비스 '핫이슈 상품 찾기'에 CU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의 점포별 실시간 재고를 확인하는 '점포 재고 조회'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재고가 생기면 소비자가 앱으로 미리 구매하고 지점을 방문해 받아가는 '편PICK' 서비스를 선보여 단골·지인 예약제를 방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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