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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2022년 2분기 기업 실적,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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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7.21 00:30 ㅣ 수정 : 2022.07.21 07:01

[기사요약]
2분기 기업 실적 시즌 시작
고물가와 긴축으로 2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 속속 하향 조정 중
더 큰 문제는 하반기와 내년 실적 하향도 같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 아직은 주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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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freepik]

 

[뉴스투데이=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2022년 2분기 기업들의 성적이 발표되는 실적 시즌이 시작됐다.

 

지난 2분기를 되돌아보면 높은 물가와 긴축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지표에서는 생산, 소비의 둔화와 고용의 호조세가 병존하는 엇갈리는 모습이 관찰됐는데, 이러한 상황이 기업 실적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밝혀지는 순간이다.

 

주식 투자에서 기업 실적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는 중요한 정보며, 그렇기 때문에 실적 시즌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주식의 가치란 결국 기업의 가치이고, 기업의 가치는 실적으로 확인된다. 또한 현재의 실적은 미래의 실적을 가늠하는 가장 좋은 열쇠다.

 

특히 지난 6개월 간 지속된 긴축과 금리 상승 그리고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하락이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고 믿어지는 상황에서는, 실적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어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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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investplify]

 


• 한달 전부터 2분기 기업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중

 

그렇다면, 이번 실적 시즌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어떻게 형성되고 있을까? 아쉽게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실적 전망치들이 속속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종별, 기업별로 이유는 다르지만, 가격 효과에 따른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생산비로 이익 증가 폭이 종전 예측치보다 작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애널리스트의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하는 에프엔가이드(FnGuide)의 데이터에 따르면 2분기 실적에 대한 이익 전망치는 일주일 전에 비해서는 조금 커졌지만, 한달 전에 비해서는 약 3.6%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뿐 아니라 실적 시즌이 시작된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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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프엔가이드, SK증권]

 

실적 발표를 앞두고 나타나는 이러한 하향 조정은 기본적으로 애널리스트의 기존 예상보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예상을 넘어선 물가는 가계의 실질 소득을 줄여 지갑을 닫게 만들고, 전망보다 빠르고 강한 긴축은 소비와 저축의 시간에 걸친 대체효과와 이자 부담의 증가로 이어진다. 또한 자산 가격의 하락도 소비에는 부정적이다.

 

금리의 상승으로 이자 소득이 늘어난 사람도 있겠지만, 부동산과 주가 하락, 나아가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했던 암호화폐 시장의 부진은 역자산 효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와중에도 몇몇 업종의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것이 에너지 업종이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에너지를 개발해 판매하는 기업과 에너지 재고를 시가로 평가받는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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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있는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또한 식료품 가격의 상승은 증산에 필요한 각종 설비와 원재료 생산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이다.

 

금리의 상승 역시 일부 업종에는 좋다. 보험사와 같이 기존에 정해진 조달 금리로 꾸준한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금융기관의 경우 신규 매수 채권의 금리가 높아져 공시이율과 실제 자산운용 수익률의 차이인 이차(利差)에서 이익이 나거나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 이미 발표된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 역시 예상보다 더 나은 2분기 실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경우, 그렇지 않아도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 비용 증가를 제품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렵고, 이는 실적의 악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벌써 수개월째 원자재 가격의 급등에 따라 적자를 유지하고 있는 무역적자는 우리 경제 전체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 더 큰 문제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실적 전망치도 하향 중이라는 점, 아직은 주의해야 할 때

 

더 우려되는 것은 올해 하반기, 그리고 내년 실적 전망치까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미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며 이미 침체가 시작됐고 내년에는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과 코로나19 봉쇄 조치 영향으로 성장이 급격히 둔화한 중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 등 다른 나라들 역시 긴축으로 수요가 줄면 기업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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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프엔가이드, SK증권]

 

데이터를 보면 한달 전에 비해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약 8~11% 정도 하향 조정됐고, 내년 1년간 이익 전망치도 5% 하향 조정됐다.

 

글로벌 경기는 지금보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더 나쁘고, 수출 중심의 우리 기업은 그 영향으로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뜻이다. 그리고 우리 경제 구조상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때 내수가 이를 상쇄하긴 어렵다.

 

그나마 과거에는 건설 경기를 부양해 성장을 방어해 왔지만, 금리를 올리고 가계 부채 문제를 연착륙시켜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사용할 순 없는 일이다.

 

강한 긴축 전망으로 빠르게 오르던 금리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되찾은 데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한풀 꺾인 상태이기 때문에 증시에서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이 더 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최근 2주간 주요 증시의 하락이 제한되고 단기 반등이 잦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긴축의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경기의 위축이 실적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공격적인 주식 투자는 위험한 선택으로 판단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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