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인상 ③ 보험업권]  금통위, 사상 첫 '빅스텝'에 보험업계 자본 건전성 '빨간불'...하반기 전망은

한현주 기자 입력 : 2022.07.13 10:30 ㅣ 수정 : 2022.07.13 10:30

한은, 기준금리 0.5%p 인상…연 2.25%
보험사 RBC비율 3년새 최저
3월 말 DGB생명 139%P 떨어져…MG손보 70%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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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5%p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0.5%포인트(p)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국내 보험회사들의 지급여력(RBC)비율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인상했다. 6%까지 치솟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4%에 근접한 기대 인플레이션율 등을 고려한 조치다.

 

금통위는 지난 4월, 5월 두 회의에서 0.25%P씩 올린 데 이어 세 차례 연속 인상은 전례에 없는 결정이다.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올린 '빅스텝'도 처음이다.

 

지난달  최고치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미국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 것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이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앞으로 1년 뒤의 물가 상승률 전망을 의미하는데 0.6%P가 한달만에 상승한 것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치다.

 

이같은 한국은행의 긴축 가속화에 국내 보험회사들의 지급여력(RBC)비율도 급락하고 있다. RBC 비율은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평가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국내 보험사의 RBC 비율은 209.4%로 지난해 말보다 36.8%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생보사의 RBC비율은 45.6% 하락한 208.8%, 손해보험사의 경우 20.9% 떨어진 210.5%로 집계됐다. 보험사 운용 자산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건전성 리스크가 커진 영향이다

 

보험사의 RBC비율이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금리인상이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상승에 따라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이 20조7000억원 감소했다. 실제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20년말 1.71%에서 지난해 말 2.25%로 3월말에는 2.97%로 상승했다. 가용자본은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 요구자본을 말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MG손해보험과 DGB생명보험의 RBC비율이 각각 69.3%, 84.5%로 100%에 미치지 못했다. DGB생명과 MG손보 외 금감원의 RBC 권고수준인 150% 이하인 보험사는 한화손해보험(122.8%), NH농협생명(131.5%), DB생명(139.1%), 뮌헨리 손해보험(146.3%), 흥국손해보험(146.7%) 등 5개사다.

 

RBC비율이 200%에 미치지 않는 보험사도 다수 속출했다. 생보사 중에선 KB생명(151%), 흥국생명(157.8%), KDB생명(158.8%), 한화생명(160%), IBK연금보험(165.5%), 하나생명(171.1%), 미래에셋생명(181.4%), 푸본현대생명(181.8%), 처브라이프(187.9%), 동양생명(191.4%), ABL생명(191.8%) 등 11개사다.

 

손보사의 경우 KB손보(162.1%), 롯데손보(175.4%), 스코리(177.9%), 메리츠손보(178.9%), 코리안리(179.1%), NH농협손보(186.6%), DB손보(187.8%), 하나손보(188.9%), 현대해상(190.7%) 등 9곳이 RBC비율 200%를 넘지 못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채권 평가손실을 보험 부채까지 시가 평가하는 제도(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를 통해 잉여금으로 상쇄해주기로 했다.

 

LAT 잉여금의 40%를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식이다. 이는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 탓에 RBC 비율이 급락해 자본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보험사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한 조치다. 이 조치가 적용되면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하지 않고도 자본 확충 효과를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에 따라 보험사의 RBC 비율이 200% 안팎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물가상승으로 금리인상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의 RBC 비율이 더 나빠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 말까지 경제성장률은 0.6%로 하락하고, 물가상승률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각각 5.4%, 5.8%로 오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이 경우 보험사 RBC 비율은 80.4%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법이 정한 RBC 비율 기준인 100%에 미달한다는 것. 한은은 51개 보험사 중 16개사가 규제 기준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RBC 비율 계산 방식이 수정된 데다 회계기준이 바뀌는 만큼, 생각보다 금리상승의 충격이 덜 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올해 1분기 국내 보험사 RBC 비율이 큰 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규제 비율인 100%을 웃돌고 있다"면서"이달 말 결산부터 RBC 비율 완충 방안이 시행되는 만큼 향후 보험사 RBC 비율이 상당 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23년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후에는 부채의 시가평가로 인해 금리상승이 자본비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금리상승에 따른 단기적인 충격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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