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유통과 4차산업혁명 절묘한 만남'에 푸드테크 5년내 412조 시장 '우뚝'
유통업계, 로봇-드론 등 첨단기기와 생산과정 접목
업무 효율성과 품질 균일화 등 고객 만족도 높여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선배, 본가에서 편의점 가려면 20분 걸어가야 해요.”(후배 A씨)
“20분? 우리집에서는 20리(약 8km)야.”(선배 B씨)
몇 년 전 편의점이 멀다고 토로하는 후배기자에게 본인 집에서는 더 멀다고 대답하는 선‧후배간 대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런 대화를 나눌 필요가 없게 됐다. 식품 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이 접목되면서 배달이 안 되는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Emergen Research)는 전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19년 2203억2000만 달러(약 262조3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3425억2000만 달러(약 412조4000억원)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푸드테크(Food Tech)는 음식과 기술산업의 합성어로 생산, 개발, 조리, 유통 등 단계로 구성된 식품 산업과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 기술이 합해진 것을 의미한다.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는 올해 1윌 열린 미국 CES(소비자가전쇼)에서 2022년 5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푸드테크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가에서도 테크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 CU‧세븐일레븐, 테크 업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강원도 영월군과 손잡고 다음주 중으로 드론(drone:무인항공기) 배달 서비스를 상용한다고 밝혔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시 운영하는 것은 업계 최초다.
드론 배달 서비스는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보헤미안오에스에서 개발 및 운영하고 있는 드론 전용 배달 앱 ‘영월드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앱에서 고객들이 상품을 주문하면 점포에서 드론 이륙장으로 전달되고 이를 드론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기반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비행해배달하는 방식이다.
실제 ‘CU영월주공점’에서 글램핑장까지 드론 배달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0분에 불과하다. 이 서비스는 이륜차 배송과 달리 라이더 배차 대기, 교통 상황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정훈 BGF리테일 CVS Lab장은 “최첨단 기술을 리테일에 접목해 상품이 고객에게 닿는 라스트마일을 단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배달 로봇 ‘뉴비’를 활용해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세븐일레븐도 다음주 중으로 드론 배달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경기도 가평에 드론 스테이션(드론 이착륙 시설, 관제시설)을 갖추고 드론 배달 서비스 점포를 연다.
세븐일레븐은 드론배송 스테이션 인근 팬션 한 곳을 지정해 우선 테스트 서비스를 시행하고 이후 인근 다수 팬션과 빠르게 서비스를 연계할 계획이다.
GS25도 역삼동 GS타워 내 점포에서 고객이 주문하면 직원이 로봇에 해당 제품을 담고 주문자 연락처, 목적지를 입력하면 로봇이 제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 피자‧치킨‧카페 외식업계도 푸드테크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세종시 호수공원에서 드론 배달 서비스를 운영했다. 도미노피자는 자율주행기술을 통해 비행을 진행했으며 도미노피자앱(App)에서 GPS를 통해 고객이 드론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제품 수령 때 부착된 고객 인증 시스템을 통해 비밀번호 입력 후 제품을 수령할 수 있어 주문한 음식의 도난‧분실을 방지했다. 이 기간 총 232건의 배달 주문이 접수됐다.
도미노피자는 올해도 드론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지자체와 논의 중이다. 또한 내년 운영을 목표로 로봇전문업체와 자율주행 배달 로봇에 대한 서비스 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교촌은 인천 송도8공구점에서 치킨 조리 과정에 협동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교촌은 원육의 수분, 기름기를 줄이고 담백함과 바삭함을 위해 치킨을 2번 튀긴다. 협동로봇은 튀김의 조각 성형 등 난이도 높은 과정을 담당한다.
교촌은 향후 1차 튀김, 소스 도포 등 조리 전 과정 자동화로 로봇 시스템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맹점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균일한 품질로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로보아르테가 개점한 롸버트치킨에서는 로봇이 닭을 튀긴다. 닭고기에 튀김 반죽을 묻혀 기름에 넣고 튀겨낸다. 중간중간 밀가루를 털어내고 끓는 기름 속에 있는 닭고기가 서로 붙지 않도록 튀김 망을 흔들어 사람이 해야 할 업무를 로봇이 대신한다. 이를 통해 시간당 25마리의 치킨을 조리한다.
무인 로봇카페 비트는 로봇 바리스타가 원두를 분쇄하고 에스프레소를 받아내고 우유 노즐을 이용해 거품을 낸 후 미리 받아둔 커피에 부어 카페라테를 만들어 1분내 고객에게 커피를 서비스하고 있다. 로봇 바리스타와 함께 로봇 주방장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유통 및 프랜차이즈 업체간 다양한 테크 관련 서비스에 유통업 풍속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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