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너무 컸나···고전하는 카카오뱅크, 성장성 증명 과제로
상장 이후 주가 68% 넘게 빠져 3만원대 붕괴
플랫폼 기업 기대감 컸지만 성장성 의문 시선
무담보 위주 대출 포트폴리오에 건전성 우려도
당장 뚜렷한 승부수 안 나와..성장성 증명 과제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맏형격인 카카오뱅크가 최근 주가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당장 실적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성장성에 대한 의문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선 다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지만 마땅한 승부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카카오뱅크는 여·수신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전 거래일 대비 1.73% 오른 2만9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6일 증시 입성 첫 날 주가가 5만3700원을 기록하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를 제치고 단숨에 시가총액(시총) 기준 금융 대장주로 등극했다. 같은 달 28일엔 주가가 9만4400원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후 계단식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 1일 3만원대마저 붕괴됐다. 전일 종가는 최고점(9만4400원) 대비 약 68% 하락한 수준이다. 시총 역시 같은 기간 약 45조원에서 약 14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일단 카카오뱅크 실적에선 주가 하락 요인을 찾기 어렵다. 올 1분기(1~3월) 카카오뱅크 순이익은 6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2% 증가하며 순항하고 있다. 고객 수 역시 1861만명까지 늘어났다.
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하는 건 성장성이다.
케이뱅크에 이어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모회사인 카카오와의 시너지로 급성장했다. 빠른 외형 확장으로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맏형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최근 금융·증권업계에서 카카오뱅크 성장성 지속 여부에 대한 비관론이 강해지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출범 초기 카카오뱅크를 상징하던 ‘혁신’이 점차 약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카카오뱅크는 기본적으로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카카오와 연계한 플랫폼 생태계를 기반으로 사업 확장면에서 기성 금융사보다 한 발 앞설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결국 카카오뱅크가 본업인 은행업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에는 제한적일 거란 우려도 공존한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은행’으로 인가받은 만큼, 경쟁 은행들과의 차별화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성장성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은행업의 속성상 철저한 내수 기반 산업이며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려면 많은 비즈니스 모델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도 고개를 들고 있다. 통상 금리 인상기 은행주(株)는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지만, 신용대출 위주의 여신 포트폴리오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뱅크 기업설명(IR)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여신 잔액(25조9651억원) 중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약 15조3000억원 수준이다. 전월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각각 10조3000억원,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올 2월 본격적인 주담대 상품 판매에 나섰다.
지금처럼 금리가 급상승하는 상황 속 여신 포트폴리오가 신용대출 등 무담보 상품으로 기울 경우 대손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치솟는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나면 부실채권(NPL)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취지에 맞춰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늘린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다. 올 연말엔 25%까지, 내년 12월 말엔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중저신용 대출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게 책정되지만, 그만큼 잠재 부실 위험도 잔존한다. 카카오뱅크는 그간 중단했던 고신용 대출을 최근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카카오뱅크 주가 반등은 시장에서 기대하는 성장성 증명과 건전성 관리 등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카카오뱅크는 여·수신 상품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일단 대출 뿐 아니라 여수신 통합 상품 출시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며 “제휴 증권사·카드사 확대나 파트너 적금 확대도 병행해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