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관망심리, 삼성전자 실적·물가지표 중요...주간 증시 전망은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4일 이번주 국내 증시가 지속하는 경기침체 우려에 투자자들의 관망심리 확대와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시장의 중요한 단서인 물가상승률 피크아웃의 뚜렷한 조짐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 탓이다.
현재 코스피는 역발상적인 관점에서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6월 한 달간 주식시장이 가파르고 큰 폭의 조정을 기록했으며, 실적 전망 하향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메리트가 증가했지만 바닥을 위협받는 상황이므로 변동성이 진정될 때까지 관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지속...6월 물가지표 앞두고 관망세
주식시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침체라는 두 가지 불확실한 변수에 노출돼 있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기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7월 첫째주도 국내 증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6월 물가지표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나왔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오는 13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6월 CPI 예상치는 8.3%고, 5월에는 8.6%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된 5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했다. PCE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 결정 시,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물가지표다.
현재 주식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후퇴) 우려가 큰 만큼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여부는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뚜렷한 시그널이 나오기 전까지는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시장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6일.현지시간)를 통해 연준 위원들의 스탠스를 체크할 가능성이 크며, 7월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비롯해 향후 금리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가장 관심 있는 물가지표 확인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잡으려 하기보다는 관망심리가 높은 기간이 될 것 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2분기 실적시즌 개막…업종별 접근 유효, 이익 변화 ‘주목’
7월에는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매크로 환경이 어둡고 수급도 비우호적이라 기댈 곳은 실적이 유일하다.
다만 어닝시즌(실적 발표 시기) 직전이라 추정치 변화에 의미를 두는 게 무의미하다. 오히려 이익이 상향 추세가 아니라 횡보 내지는 하향 조정이라는 점에서 지수에 부담일 수 있다.
최근 2주간 코스피 기업의 실적 하향 전망이 진행된 점을 고려 시, 실적 위축이 확인된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 악화를 자극할 여지가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실적 시즌이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업종 내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는 종목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주가도 상당 부분 조정을 받았기에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선제적으로 투자 목록에 편입하는 걸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전 세계가 경기침체 우려로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실적까지 뒷걸음질 치면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부진했던 주가로 투자자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질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자동차의 순이익 전망치가 정체된 것이 2분기 실적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는 곧 시작할 어닝시즌에서 주요 업종에 대한 눈높이 조정을 시사하므로 다른 업종의 이익 변화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실적 추정치 하향 이어져...7월 코스피 전망은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오는 7일 2분기(4~6월)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주요 기업의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 하향 폭이 컸다. 5만원대까지 추락한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반등에 나설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증가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실적 전망이 줄줄이 낮춰지는 점은 위험 신호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는 2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177개 상장사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0.4% 줄어든 35조9321억원으로 예측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 기업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현대모비스, POSCO홀딩스, 삼성바이오로직스, NHN, 더블유게임즈,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한화, 이마트, 롯데케미칼 등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순 이후 증권사 연구원들의 실적 추정치가 하향되기 시작했다"며 "현재 밸류에이션과 코스피 가격을 고려한 기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보다 10%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고 언급했다.
7월 코스피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연준의 긴축 모드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은 어떤 스케줄로 진행할지 알고 있어서 금리 인상이 시장에 가져올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대응은 여전히 지수가 아니라 업종이다. 중기적으로 지수에 대한 분할 매수는 가능하나 성과 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시장과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는 업종에 대한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증시가 경기침체, 실적둔화 우려로 하반기 더 깊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적 시즌이 현 수준의 우려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지수가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끝나지 않더라도 에너지·원자재, 곡물 공급량이 증가해 이들 가격이 하락할 시,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미 연준의 긴축강도를 낮추는 요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는...추천종목·주간 주요 이벤트
지난주 초반 2,420선을 회복하며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다시 한번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특히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으로 나타난 것이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줬다. 2분기 연속 GDP 마이너스는 기술적으로 경기침체를 의미한다.
지난 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22포인트(1.17%) 하락한 2305.4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오후 한때 2,300선 아래로 무너졌고, 연저점(2296.61)을 기록했다.
기술적으로 현 주가가 바닥인 상황이나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얼어붙은 시장은 호재성 재료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악재에만 반응했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했고,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외국인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260~2,40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60원~1330원을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7월 코스피 예상 밴드로는 2,250~2,500선을 제시했고, KB증권은 2,230~2,450선을, 케이프투자증권은 2,250~2,520선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꼽았다. 하락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실적 전망 하향 등이 거론됐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미국 독립기념일 휴장·유로존 5월 생산자물가(4일), 한국 6월 소비자물가·유로존 6월 마킷 서비스업 PMI(5일), 유로존 5월 소매판매·미 6월 마킷 서비스업 PMI·미 6월 ISM 비제조업(6일), 미 6월 ADP 고용(7일), 미 6월 고용보고서(8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