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6.29 03:00 ㅣ 수정 : 2022.06.29 03:00
포스코인터내셔널, 분기 매출 10조원 돌파하는 기염 토해 종합상사 주력 업무 철강 트레이딩 부문서 사업호조 이어져 가스 판매가격 상승과 환율 상승으로 경영 실적도 상승세 인플레이션 기조에 대응해 팜 사업으로 투자법인 부문 성장 지속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최근 전세계를 뒤흔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역대급 실적 호조를 이끌어내며 휘파람을 불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회사 주력 분야인 트레이딩(무역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에너지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투자법인을 운영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철강 트레이딩 부문이 호조를 띤 가운데 인도네시아 팜(palm) 법인이 원료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목표치를 불과 5개월 만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다수 기업에 경영 악재가 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히려 사업 확대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 철강 트레이딩 부문서 역대급 매출 성장 달성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분기 매출 9조9123억원, 영업이익 2160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실적이 가장 좋은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이와 관련해 흥국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11조3461억원으로 예상돼 분기 매출이 마침내 10조원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영업이익도 2629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호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포스코인터내셔널 트레이딩 부문은 1분기 매출 9조188억원, 영업이익 112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70% 상승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암운에서 벗어나 전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철강(열연, 냉연 등) 수요가 상승하고 있다"며 "전세계적인 물류난에 철강 및 철강원료(철광석, 철스크랩) 공급이 지체되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철강 및 철강원료 판매량이 증가해 실적 호조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 t당 90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이 이달 초 145달러로 치솟았다. 철스크랩(폐철)은 2019년 말 t당 350달러에서 이달 초 약 800달러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원료 가격이 크게 인상됐지만 물류업체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철강제품 수요 급증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셈이다.
트레이딩 부문 역시 올해 2분기 철강 및 철강원료 판매량이 1분기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해 들어 트레이딩 부문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총 영업이익 가운데 50% 이상을 차지해 트레이딩 부문 실적 호조가 회사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는 '효자'인 셈이다.
■ 가스 판매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실적도 '파란 불'...세넥스에너지 인수도 효과 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에너지 부문에서 올해 1분기 매출 3463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31%, 영업이익 94%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영중인 미얀마 가스전은 세계 경제 여파로 지난 1분기 사업에 차질을 빚었지만 2분기부터 가스 생산량이 하루 5억 ft3(평방피트)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분기 판매량이 500여억ft3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스 생산량 회복과 판매 가격 상승 등으로 2분기 에너지 사업에서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3월말 호주 세넥스에너지(Senex Energy)를 인수해 올해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추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세넥스에너지에 4억4242만 호주달러(약 4052억원)를 투자해 지분 50.1%를 거머쥐었다.
■ 팜 사업 인플레이션 덕 봤다...구동모터코아 판매량 견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팜(Palm) 사업의 핵심은 팜유다. 팜유는 팜 나무 열매를 짜서 만든 식물성 유지로 식용유와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은 물론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 원료로 쓰인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팜법인(PT.BIA)은 지난 5월까지 누적 영업이익 5300만달러(약 688억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 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6700만달러)의 80%가량을 불과 5개월 만에 벌어들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팜 사업에서 역대급 실적을 낸 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가속화로 팜유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가 팜유 수출을 금지해 가격이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따르면 전세계 물류난이 심화되면서 팜 오일 가격은 지난해 초 t당 3500링깃(약 102만원) 수준에서 이달 초 6500링깃(약 189만원)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업황을 파악한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부터 팜 오일 가공 공장 증설을 추진했고 이와 함께 팜 오일 생산량을 지난해 3분기 2만9000t, 4분기 4만t, 올해 1분기 5만2000t으로 늘리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추진 중인 구동모터코아도 회사 경영성적을 높이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동모터코아는 전기차, 산업용 설비 등에 들어가는 모터를 제작할 때 사용되는 핵심부품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구동모터코아 판매량이 올해 1분기 33만3000개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22만개)와 비교해 50%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