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날개 단 조용병 회장···‘채용비리 선고’에 3연임 좌우
2017년 첫 취임 후 6년차 접어든 조용병
임기 내 수익 개선·사업 다각화로 ‘호평’
신한금융 급성장에 3연임 가능성도 제기
경영 능력 이견 없지만 채용비리 변수로
대법원 유죄 판결 시 3연임 사실상 무산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 2017년부터 신한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조용병 회장의 3연임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채용비리 선고’가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신한금융이 실적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이뤄내며 조 회장 경영 능력에 대한 호평이 나오고 있으나, 채용비리 관련 대법원의 유·무죄 여부에 따라 3연임 도전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월 취임한 조 회장은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다. 2023년 3월 임기 종료 전 연임에 성공할 경우 라응찬 전 회장(2001년 8월~2010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로 3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 신한금융 체질 개선 앞장 선 조 회장···대부분 지표 ‘양호’
조 회장 체재 6년차에 접어든 신한금융의 성적표는 대체로 양호하다. 금융지주 주력인 은행 부문은 물론 비(非)은행 부문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결실로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올 1분기(1~3월) 신한금융이 벌어들인 순이익은 1조400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 순이익은 863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5% 급증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율(ROE) 역시 올 1분기 12.63%를 기록했다. 전년동기(11.17%) 대비 1.46%포인트(p) 오른 수치로,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아지고 자기자본도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지난해 1분기 0.81%에서 올 1분기 0.88%로 상승했다. ROA는 기업의 총자산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보여준다. 1분기 신한금융 순이자마진(NIM)은 1.89%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지주 과제로 꼽히는 ‘비은행 강화’ 부문에서도 신한금융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은행 부문에 기댄 구조로는 성장세를 이어갈 수 없다는 인식이 금융지주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조 회장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건 공격적인 M&A를 통한 신한금융 체질 개선이다.
신한금융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현 신한라이프) 인수를 시작으로 △부동산신탁사 아시아신탁(2019년) △벤처케피탈(VC) 네오플럭스(2020년·현 신한벤처투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2020년·현 신한자산운용) 등을 사들였다.
최근 신한금융은 BNPP카디브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종합 금융지주에 걸맞는 사업 포트폴리오 진용을 완성했다. 신한금융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2018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42.1%를 기록했다.
조 회장 지휘 아래 신한금융이 성장 열차에 올라탄 만큼 그의 3연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조 회장 경영 능력에 대해선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은 결단·추진력이 상당히 강한 인물로 알고 있다”며 “신한은행 행원부터 회장까지 올랐다는 상징성과 신한금융 실적 개선 등을 고려하면 (그의 연임에)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신한은행 채용비리’ 대법원 선고 임박···유죄 확정 시 3연임 무산
다만 조 회장 3연임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가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다.
조 회장은 2013~2016년 사이 외부 청탁을 받은 지원자와 신한은행 고위급 임원 자녀 명단을 관리하며 채용 과정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2018년 10월 기소됐다.
20201년 1월 열린 1심에선 조 회장이 특정 지원자 지원 사실과 인적 사항을 인사부에 알렸다는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지난해 11월 2심은 조 회장 개입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했다.
2심 이후 검찰이 상고하면서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태는 대법원으로 가게 됐다. 4년 간 이어진 재판의 최종 결과는 이달 30일 나올 예정이다.
만약 조 회장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3연임은 사실상 무산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 기간 중에 있는 사람’은 금융사 임원이 되지 못한다.
반대로 대법원이 2심과 같이 무죄 판결을 내리면 조 회장의 3연임 도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심 유죄 선고 후 2달 만인 2020년 3월 조 회장은 2연임에 성공할 만큼 그룹 내 신임도가 높다. 이번에 사법 리스크까지 털어낼 경우 조 회장 경영 행보도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