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소노미(Taxonomy)를 다시 보다
최근 수년에 걸쳐 ESG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이제 ESG는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지금까지 기업이 ESG를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공감했다면 이제부터는 실천할 때다. 특히 경영에 ESG 요소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ESG 인사이드」에서는 기업이 ESG 경영을 하도록 어떠한 접근을 하고, 어떻게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실현하며, 어떻게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지환 수원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ESG가 우리나라 국정과제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 현 정부의 110대 과제를 보면 ESG와 관련하여 다수의 과제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그중의 하나가 택소노미(Taxonomy)의 개편 및 고도화이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인 K-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고, 소셜 택소노미를 신설하는 것이 그 내용이다. 이들 과제는 앞으로 기업 및 조직의 ESG 경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택소노미는 기업에 있어 어떤 의미이며, 또한 기업은 ESG 경영을 촉진하기 위해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세계 최초로 택소노미를 제시한 EU는 이를 통해 2030 기후 및 에너지 달성 목표치와 EU 그린 딜(Green Deal)의 목표를 지원하고 저탄소, 기후 회복 경제로의 투자전환 및 그린워싱(Greenwashing) 방지를 달성코자 했다.
기업의 경제활동이 환경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지 명확한 정의를 택소노미가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린워싱은 green + white washing의 혼성어로,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우는 행위를 의미)
• 택소노미를 대하는 기업의 자세
그렇다면 국내 기업은 택소노미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할까?
첫째, 택소노미는 기업의 녹색등급이 아니다. 택소노미가 기업의 "좋음" 또는 "나쁨"을 판단해 기업의 환경 등급을 정하는 것도 아니며, 투자와 매각 관련한 의사 결정을 하는 경제 활동의 필수 기준도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앞으로 투자자는 기업의 활동이 택소노미와 부합하는지 볼 것이다. 택소노미가 향후 여러 금융 메커니즘의 근본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도 자체의 활동이 택소노미의 정의와 기준에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평가하기 시작해야 한다.
기업이 택소노미를 잘 활용한다면 기업의 활동에 대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 불일치 활동의 잠재적 리스크를 줄이는 개선의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EU 내 기업은 이러한 활동이 시작되었는데 예를 들어 스페인의 담수플랜트 공급업체인 Acciona는 EU 택소노미를 기반으로 자사의 경제활동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셋째, 택소노미는 환경에 관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택소노미에 맞추기 위해 기업은 OECD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 및 UN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의 최소 사회적 보호 장치도 충족해야 한다.
앞으로 국내 기업이 새롭게 제시될 고도화된 K-택소노미를 활용하여 ESG 촉진을 위한 방향을 정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