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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으로 방어 나선 기업들...약세장 끙끙, 주가 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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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5.31 10:10 ㅣ 수정 : 2022.05.31 10:11

삼성전자·LG·DL이앤씨·셀트리온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차원
주주환원 전략...단기적 주가 부양, 장기적 회사 경영권 안정 기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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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수원본사, LG전자 여의도 본사, DL이앤씨 종로 본사, 셀트리온 송도 본사 모습. [사진=각사]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삼성전자와 LG, DL이앤씨, 셀트리온 등 재계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며 자사주 매입 열풍에 나선 가운데 약세장 속 주가 방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재 증시는 물가와 통화, 각종 매크로(거시경제) 이슈가 쟁점인 상황에서의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전략으로 꼽힌다.

 

아울러 단기적으로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경영권 안정에 기여한다. 

 

또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6개월간 이를 처분할 수 없기 때문에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다만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해당 물량이 6개월 후 시장에 다시 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31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상장사가 늘어난다는 것은 개별 기업뿐 아니라 현재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LG(003550)는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발표에 지난 30일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이날 LG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50억원과 74억원을 순매수에 힘입어 9.64% 급등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7.66% 떨어진 주가를 단 하루 만에 회복한 셈이다.

 

LG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4년 말까지 총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LG 주가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65% 할인된 절대 저평가 영역으로 중장기 자사주 취득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계기가 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자사주 취득에 따라 최소한 주가의 하방경직성 확보한 것이다”며 “LX와의 계열분리 이후 처음 발표된 현금활용(순현금 1조8000억원) 방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어 향후 인수합병(M&A)이나 기업형벤처캐피탈(CVC) 설립 등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회사뿐 아니라 경영진과 임원을 대동해 주가 방어에 나섰다. 회사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 

 

이달 들어 지난 30일 기준 삼성전자 자사주를 매입한 임원은 20명(부사장 16명·상무 4명)으로 보통주 4만2412주, 우선주 1015주며, 매수가격만 28억여원어치다. 이중 이달 들어 자사주를 가장 많이 사들인 임원은 오종훈 부사장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0월 6만원대에서 머물다가 같은 해 말 8만원대까지 오르며 ‘10만전자’를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줄곧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 3월 말부터 다시 6만원대로 주저앉아 올해만 13.54%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소식에 지난 12일 6만4000원대(종가 6만49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이후 6만6000원과 6만7000원선을 차례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반등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유의미한 업황 개선 및 인수합병(M&A)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L이앤씨(375500)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290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5764억원의 5%에 해당한다.

 

DL이앤씨 측은 자사주 매입 결정은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앞서 DL이앤씨는 지난해 기업분할 당시 주주환원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셀트리온(068270)은 지난 18일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50만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번에 매입할 자사주는 총 50만주로 약 712억5000만원 규모다.

 

앞서 셀트리온은 올해 1월 54만7946주, 2월 50만7937주 등 자사주 총 105만5883주 매입을 결정한 뒤 취득을 완료했다. 이번 추가 자사주까지 셀트리온이 올해 매입을 결정한 총 자사주는 155만5883주, 약 2500억원 규모다.

 

셀트리온은 주가가 52주 신저가로 떨어지는 등 반등할 기미가 없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꺼내 든 카드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이 주가 부양을 위해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여전히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나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 만회 수준에도 못 미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상장사가 늘어나는 시기가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시기라고 볼 수도 있다"며 "다만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경우에만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과도 연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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