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인플레이션 시대 자산시장서 살아남기

이성규 기자 입력 : 2022.05.27 09:02 ㅣ 수정 : 2022.05.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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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성규 수석부국장]  요즘 돈의 가치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먼저 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이다. 주부들은 장을 보기 위해 집 앞 마트를 나가기가 무섭다고 이구동성이다. 

 

이리저리 카트에 사랑하는 가족들을 먹일 달걀과 우유, 채소나 간식을 조금만 담아도 10만원이 훌쩍, 고기라도 얹으면 20만원이라는 영수증을 받아 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민들의 즐겨 찾고 직장인들의 단골 회식 메뉴인 삼겹살도 마찬가지다. 삼겹살에 두세명이 소주 한 잔만 걸쳐도 10만원은 훌쩍 넘는다. 농담처럼 말하던 금(金)겹살임을 계산할 때마다 실감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듯 밥상,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물가는 안정됐느냐.  그것도 아니다. 최근 물가상승의 쓰나미는 공산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기름값은 정부가 세율을 낮춰줬는데도 리터당 2,000원 안팎까지 올랐다. 중형차에 기름을 채우면 10만원 가량이 든다. 사치가 아닌 기본만 먹고 입고, 어딜 다니기만 해도 돈이 줄줄이 빠져나간다는 것을 현시대에 사는 우리는 절실히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니 버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상황이 한창일 때가 오히려 살기는 좋았다고 한다. 부동산도 오르고, 주가도 오르고, 금리도 낮았고 물가는 안정됐었으니 말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3%다. 지난달보다 0.2%p 올랐다. 이는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앞으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경제  주체들의 전망치다.

 

물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는 셈이다.

 

결국 중앙은행은 정책금리(기준금리)를 올려 치솟는 물가를 잡을려고 할 것이 뻔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경제 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올리려 할 것이다.

 

금리를 올리면 시중에 풀린 돈이 거둬들여 질 것이고, 소비자들은 재화(물건)를 사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수요가 줄면서 재화를 생산하는 기업은 물건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기가 여의치 않게 된다.

 

결국 금리 인상은 거창하게 테이퍼링과 같은 금융 용어에 대입하기보단 기업들이 물건값을 못 올리게 하려는 조치로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고인플레이션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과연 한국만의 긴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 유럽 주요 선진국들도 인플레이션에 골머리를 앓고 있긴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제롬 파월 미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한 연설에서 "The American Economy is strong(미국 경제는 강하다)"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 같은 발언은 긴축적인 통화정책에도 미국 경제가 받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미 증시는 호재성 발언으로 인식했고, 당일 나스닥은 4% 안팎 급등했다.

 

어찌 보면 파월의 발언이 좋은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경제가 탄탄하니 부담 없이 금리를 올리겠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이에 투자자들은 다시 위축되기 시작했고, 파월 의장 발언이 나온지 하루가 지나 미 나스닥은 5% 가까이 폭락했다.

 

여하튼 미국에서는 빅스텝(0.5%), 자이언트스텝(0.75%) 금리 인상 얘기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고 있고,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 때문에 이달 들어 미국과 유럽, 주요 아시아 자산시장은 매일 요동을 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금리가 오르면 시중에 풀린 자금은 은행 곳간으로 들어갈 테고, 기업들은 물건값을 올리지 못해 이익률이 떨어진다.  그래서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주식시장에는 악재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인플레이이션 시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를 해야할까. 투자라는 것이 그렇듯 정답은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이라면 중요한 철학을 잊지 말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투자의 성패는 어떤 시기에 어떤 주식 종목을 사느냐가 아니다.  자산 배분이다. 자산 배분을 할 때 가장 쉽게 접근할 방법은 금리 메리트를 살펴보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돌아보자. 우리나라에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당시 주가와 채권 가격 모두 급락했다. 채권시장의 시장 금리들이 오르자 은행 금리는 뛰었고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 예금금리는 7%대까지 치솟았다.

 

은행들은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높은 금리에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현 상황에 대입하면 '인플레이션+금리인상' 시기에는 주식시장만 고집하지 말고 금리 상품에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1, 2금융권 고금리 예금에 넣어두는 것도 방법이고, 신용등급이 높은 기관들이 발행하는 후순위채에  투자하는 것도 수익률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주식시장을 외면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동성 장세는 끝났다. 

 

즉, 유동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기업의 실적만으로 드라미틱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순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가 마무리될 때쯤 주식은 분명 우상향으로 반응할 것이고, 그것도 우리의 예상보다 선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과거 주식시장에서 수없이 반복됐고 투자자들이 경험한 사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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