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망 사용료’ 지급 여부를 놓고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SK브로드밴드(SKB)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최초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때 양 측이 망 이용 대가에 대해 '상호 무정산' 합의를 이뤘는 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는 지난 18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등이 SKB를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두 회사는 지난 1차 변론 때와 마찬가지로 2차 변론에서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SKB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공업체(CP)이기 때문에 ISP에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다른 CP들은 망 사용료를 SKB에 지불하고 있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한국에 첫 진출한 2016년 1월부터 자체 콘텐츠전송망(CDN) '오픈커넥트'를 통해 SKB와 직접 망을 연결해 자신들이 ISP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변론에서 “넷플릭스는 SKB를 포함한 전세계 7200여개 ISP들과 ‘무정산 방식’의 오픈커넥트를 연결하고 있다”며 “무정산 방식을 전제한 상태에서 SKB가 뒤늦게 망 사용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를 SKB 망에 직접 설치하면 망 증설 비용 없이 트래픽을 대폭 줄일 수 있지만 SKB 측이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SKB 측은 1심 당시 넷플릭스가 자신의 지위를 CP라고 밝혔던 점을 강조하며 상호 무정산 방식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한 "넷플릭스와는 망 이용 대가에 대한 견해 차이로 2015년 말 협의가 중단됐다”며 “이에 따라 최초 서비스는 SKB 일반 망을 통해 시작하고 망 이용 대가는 추후 협의 사항으로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SKB는 “넷플릭스가 처음에  일반 망을 이용해 자사 정책상 비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2018년부터 전용 망을 사용하면서 망 이용 대가 문제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재판 기일에 양측의 무정산 합의 존재 여부에 대해 변론과 심리를 집중하기로 했다. 3차 변론기일은 내달 15일 오후 5시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