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덮친 디지털 바람···시중은행들 “IT 인재 어디 없나요”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5.20 07:29 ㅣ 수정 : 2022.05.20 07:29

주요 시중은행 수시채용 통해 디지털 인력 채용
자격증 있으면 우대 요건...‘인재 모시기’ 치열
개발자 수요 대비 공급은 부족, 빅테크 쏠림도
“은행 이미지 여전히 보수적, 고연봉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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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의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인재 영입 움직임이 활발하다.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선 정보기술(IT) 분야 역량을 가진 인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수시채용까지 열어가며 전문 인력 모시기에 한창이다. 

 

다만 여전히 딱딱하게 보여지는 조직 문화와 높은 몸값 등은 IT 인재 영입의 벽으로 작용한다. 빅테크(IT 대기업)로의 쏠림 현상 역시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채용 분야 중 디지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수시채용을 열고 디지털 전문 인력 영입에 나서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신입 및 경력 행원을 200여명 규모로 채용한다. 채용 부문은 △IT △직무 전문가(ICT 리크루터) △보훈 △ICT, 자본시장 등이다. 예정된 채용 규모 중 절반 이상을 IT·ICT 전문 인력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 

 

IT 부문 채용의 목적은 비대면 플랫폼 확장 및 신규 서비스 확대다. 또 은행 산업 변화에 따라 발생되는 다양한 채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ICT 리크루팅 경력자도 뽑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이와 별도로 디지털과 ICT, 자본시장 등 핵심 성장 분야에서 경력직 전문 인력을 수시채용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디지털과 ICT 인재 영입을 위한 수시채용을 열었다. 앞서 지난 2019년 은행권 최초로 디지털·ICT 수시채용을 신설하고, 온라인 코딩테스트와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특별전형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수시채용, 특별전형 등 다양한 채용 전형으로 디지털과 ICT 분야 채용 규모를 대폭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상반기 수시채용을 진행한 우리은행은 일반직 신인 행원을 뽑는데도, 디지털 관련 자격증 보유자와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교육생 우대 요건을 달았다. 하나은행도 디지털 인력에 대해선 수시채용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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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의 경쟁적인 디지털 인재 채용은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한 것이다. 인터넷뱅킹 사용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은행들의 지점 폐쇄도 가속하고 있다. 흔히 ‘은행원’으로 불리는 일반 행원 채용은 줄이고, 디지털 인력 채용을 늘려가는 이유다. 

 

특히 시중은행들의 디지털 전환 대응 과정에서 디지털 인재 확보는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은행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고도화나 디지털 관련 사업 추진 등을 위해서라도 디지털 인력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IT 인재로 불리는 개발자에 대한 높은 수요 대비 여전히 공급은 부족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은행업 특성상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개발자들의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은행은 개발자들의 무덤’이라는 인식도 쉽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장을 벗고 자율 복장으로 하는 등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흔히 말하는 ‘요즘 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은행은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특히 개발자들 사이에선 ‘나중에 이직할 때 은행 경력이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많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업에 진출한 빅테크들의 개발자 흡수도 시중은행들의 고민거리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들은 개방적인 사내 문화로 개발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개발자들 입장에선 역량 제고 및 경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은행보다 빅테크 선호도가 높을 수 있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의 ‘러브콜’에 개발자 몸값은 연일 상한가다.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직무 분야나 경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흔히 ‘에이스’로 불리는 개발자를 영입하기 위해선 ‘억 단위’를 줘야 한다. 

 

IT 업계에서 시작된 연봉 인상 랠리도 개발자 몸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임직원 평균 보수는 1억5300만원으로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중 1위인 국민은행(1억1000만원)보다도 4000만원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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