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2분기 매각설…"MBK, 롯데그룹 로열티 계약 종료에 매각 서두르는 듯"
롯데카드 1분기 호실적으로 경쟁력 입증
카드업계, "캡티브 마켓 유지 여부 불투명"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롯데카드가 1분기 호실적을 나타낸 가운데 이르면 2분기 중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인수후보군에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는 등 방식으로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가 인수하던 2019년 당시 순익 규모가 571억원이었으나 2020년 1307억원, 지난해에는 2414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1분기(505억원)보다 81% 증가한 914억원(연결 기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순이익 증가 폭을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19% 증가한 855억원, 삼성카드는 16% 증가한 1608억원의 순이익을 보였다. 신한카드는 4.6% 증가한 1758억원, 현대카드는 4% 성장한 769억원을 나타냈다. KB국민카드는 16% 감소한 1189억원, 하나카드는 25% 감소한 546억원을 기록했다. 타사의 순이익 증가율과 비교하면 롯데카드의 지난 1분기 성적은 우수하다.
눈에 띄는 경쟁력을 보인 만큼 롯데카드의 매각예상금액도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몸값이 어떻게 책정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매각가를 3조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3조원이라는 가격은 과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2조원도 많다는 시각도 있다"면서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시장) 유지 여부도 불확실해 인수 의향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백화점과 마트, 슈퍼, 아울렛, 면세점, 편의점, 호텔, 리조트, 홈쇼핑, 영화관, 여행사 등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롯데카드 매출의 상당 부분은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한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당시에도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인 마트와 백화점, 쇼핑에서 로열티 계약을 체결해 우량고객을 확보해 9%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롯데그룹과의 캡티브 마켓을 유지할 수 있는 로열티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롯데카드의 몸값이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새롭게 인수할 인수자와 로열티 계약을 체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그간 자사 유통계열인 백화점과 아울렛, 롯데몰에서 신용카드 포인트 가운데 롯데 엘포인트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 왔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지난 19일부터 현대카드 M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다른 신용카드 포인트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소비자들이 굳이 롯데카드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성장은 롯데그룹이라는 캡티브 마켓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롯데카드가 향후에도 롯데그룹과의 로열티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매각가가 3조원이라는 것은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DSR 규제 포함 등 업황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과하다는 생각"이라며 "롯데그룹과 맺은 로열티 계약의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MBK파트너스 측에서 매각을 서두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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