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LGU+ 가상오피스, 게더타운·줌 대항마 될까

이화연 기자 입력 : 2022.05.19 04:05 ㅣ 수정 : 2022.05.22 00:39

특정 타깃 맞춤형 서비스 지향…가상오피스·키즈동물원 내년 정식 출시
U+가상오피스, 기업고객 대상 서비스…3D 그래픽·화상회의·AI회의록
“론칭 시기 늦었다” 지적도…“속도보다 완성도가 더 중요”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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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사진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국내 이동통신업체 LG유플러스(이하 LGU+)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어린이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세분화된 계층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로 ‘찐팬’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서비스 구매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폐쇄형 플랫폼 방식을 채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LGU+의 플랫폼은 경쟁업체 SK텔레콤(이하 SKT)이 지난해 7월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나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수요를 겨냥한 ‘U+가상오피스’ 활약이 기대된다. 3차원(3D)로 구현된 메타버스 공간에서 채팅, 화상회의, 업무 협업이 모두 가능하다. 이에 따라 기업고객(B2B)을 대상으로 판매가 이뤄질 예정이다.

 

2.5D 그래픽을 지원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 화상회의만 가능한 ‘줌(zoom)’과 비교하면 보다 실감나는 업무 환경이 구현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LGU+가 '시장 선점 효과가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 메타버스 후발주자 LGU+ 전략은 ‘선택과 집중’

 

LGU+는 17일 서울 용산사옥 지하 대강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메타버스 사업 청사진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본업인 이동통신 부문에서 ‘찐팬’ 확보 전략으로 실적 성장을 거둔 LGU+는 메타버스 서비스도 고객경험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김민구 LGU+ 서비스인큐베이터 랩(lab)장은 “메타버스 시장은 새로운 사업자가 계속 등장하는 등 역동성이 크기 때문에 성공 방정식을 정의 내리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LGU+는 개방형 플랫폼 보다는 타깃 중심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결국 U+메타버스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에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LGU+는 먼저 타깃 고객층을 서비스 이용 목적과 연령대에 따라 나눴다. 또한 아바타, 공간, 액티비티 등 메타버스를 이루는 3가지 구성 요소 중 액티비티에 주력하고 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경험으로 고객경험을 차별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3월 문을 연 숙명여대 전용 메타버스 서비스 '스노우버스'에서도 이 같은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스노우버스는 특정 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내 최초 메타버스 서비스다. 이 공간에서 학생들은 캠퍼스 투어, 동아리 모임 등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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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메타버스 서비스 특징 비교 [편집=이화연 기자]

 

■ 가상오피스·키즈동물원 내년 정식 출시…NFT 커뮤니티에도 도전장

 

가상 캠퍼스에 이어 LGU+가 도전하는 분야는 MZ세대(20∼40대 연령층) 직장인을 위한 ‘U+가상오피스’와 어린이(알파세대, 2010년대 초반~2020년대 중반 출생)를 겨냥한 ‘U+키즈동물원’이다.

 

U+가상오피스는 채팅, 음성 대화, 화상회의가 모두 가능한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점에서 줌으로 대표되는 화상회의 플랫폼과 차이가 있다. 게더타운처럼 직접 꾸민 아바타로 입장하고 이용자끼리 자유롭게 채팅을 할 수 있다. 다만 2.5D인 게더타운과 달리 3D 그래픽을 적용해 실감도를 높인다.

 

LGU+는 대화 내용에 맞춰 아바타 입모양이 움직이는 립싱크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회의에서 누가 어떤 내용을 말했는지 자동 생성하는 ‘인공지능(AI) 회의록’도 선보일 예정이다.

 

U+키즈동물원은 가상 세계에서 공룡과 야생동물 정보를 배울 수 있는 교육 콘텐츠다. 메타버스 공간 속 친구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으며 LGU+ 자체 캐릭터 ‘무너’가 내는 퀴즈의 정답을 맞춰 보상도 얻을 수 있다. U+키즈동물원은 ‘U+아이들나라’처럼 인터넷TV(IPTV) 서비스로 출시될 지, 스마트폰 앱으로 선보일 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U+가상오피스는 LGU+ 임직원과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클로즈 베타 서비스를, U+키즈동물원은 올 하반기 오픈 베타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불편한 점을 개선해 내년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LGU+는 아울러 통신사 최초로 NFT(대체불가토큰) 커뮤니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무너 캐릭터를 활용한 NFT를 발행하고  NFT를 구매한 홀더들끼리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셈이다.  NFT를 소유하는 경험을 통해 심리적 만족감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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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키즈동물원 서비스 화면 (사진=LG유플러스)

 

■ 메타버스 후발주자 우려도...“속도보다 완성도가 중요”

 

다만 메타버스 시장 팽창 시기보다도 1년이 더 늦은 시점에 서비스를 론칭한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초기 플랫폼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더타운은 지난해부터 여러 기업의 비대면 근무 공간으로 활용돼왔고 이프랜드는 대학 축제, 기업·기관 행사 등을 유치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출근이 정상화되면서 가상오피스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LGU+는 조급해하지 않는 눈치다. 사업 론칭에 속도를 내는 것보다 보다 정교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U+메타버스 사업 전반에 적용됐다.

 

김민구 랩장은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 세계)로 재택근무가 줄었지만 결국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로 갈 것”이라며 “직원들이 똑같은 물리적 공간에 머물지 않기 때문에 업무생산성 차원에서 서로 협업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은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엽 LGU+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제대로 만들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현재도 오픈형 메타버스에 들어가 보면 사람들이 거의 들어와 있지 않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고객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메타버스를 만들어 다가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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