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양판점 투톱' 하이마트·전자랜드, 생존전략 마련 '고심'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가전양판점 '빅2'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실적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한 집객(集客·고객을 모으는) 전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전양판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반짝 특수효과가 끝나 올해 1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더욱이 이커머스에서 전자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고 전자 브랜드에서 자체 매장 입점을 확대하면서 가전양판점의 설 곳은 점점 좁아지는 양상이다.
이를 보여주듯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분기 개별기준 매출액 8412억원, 영업손실액 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의 매출액은 △2018년 7472억원 △2019년 7794억원 △2020년 8504억원 △2021년 8783억원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SYS리테일은 지난해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그동안 이어온 흑자 기조가 9년만에 깨졌다.
가전양판점은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업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됐던 지난 25개월 동안 집에 머무는 사람이 늘고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들이 늘어나 가전제품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전양판점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 포함돼 가전양판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11번가·컬리 등 온라인에서도 가전제품 판매를 시작해 소비자 선택지가 늘어나 가전양판점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양판점 업계는 고객을 끌어오는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 롯데하이마트, 문구·차량용품부터 성인용품까지 판매
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몰에 문구, 오피스, 차량, 공구, 패션, 뷰티, 식품, 반려동물용품, 성인용품 등을 판매하면서 ‘가전제품만 판매한다’는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깼다.
또 구매만 하고 나가는 매장이 아닌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매출이 부진한 기존 점포를 줄이고 메가스토어(체험형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는 2020년 잠실점을 시작으로 메가스토어를 열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는 메가스토어 18호점 ‘메가스토어 광교롯데아울렛점’을 선보였다.
메가스토어 광교롯데아울렛점은 게이밍PC, 콘솔 게임, VR, 음향기기 등 정보기술(IT) 가전 인기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체험 특화 매장으로 꾸며졌다. 헬스케어 전문관도 함께 갖춰 실내 사이클, 스마트 미러 등 다양한 스마트 헬스기기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뿐만 아니라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론칭해 거래 장소를 제공하고 물건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 “전자랜드가 과일을?”... 전자제품만 판다는 인식 깨
전자랜드도 가전제품 외에 신선과일, 간편식 등을 판매하며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프리미엄 과일 브랜드 ‘선한과일’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판매한다.
선한과일은 가락시장 법정 도매 법인 '서울청과'의 베테랑 과일 경매사들이 직접 고른 국내 상위 10% 우수한 과일을 판매하는 전자랜드의 과일 브랜드다.
전자랜드는 선한과일 론칭 이후 온라인몰 판매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꾸준히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휴테크 브랜드존과 벤스 가구매장을 신설해 소비자들이 보다 다양한 상품을 직접 체험하며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이외에 생활용품, 캠핑용품, 가구, 반려동물용품, 골프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전자랜드는 사업목적에 화장품, 방향제, 탈취제 판매업과 의약외품 및 기타 건강용품 판매업을 각각 등록하면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가전양판점 변화에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상품군을 다양하게 만들고 라이브 커머스, 인테리어 공유 게시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집객을 하려는 의도”라며 “체험형 매장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사람 발길을 이끌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서로 온라인으로 1000만원 넘는 금액을 결제하긴 어렵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타 업계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가전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과일, 골프용품 등 상품 카테고리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