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 사태에 따른 천연가스 글로벌 수급 이슈 점검 (1)] EU, 천연가스 수급에 심각한 차질 (상)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5.17 00:30 ㅣ 수정 : 2022.05.17 00:30

[기사요약]
유럽 천연가스 수급 위기, 계약조건 변경에 코로나 및 러-우 사태로 가중
유럽,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 심각
유럽, 러-우 사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불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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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는 장기적으로 원전과 더불어 탄소중립을 위한 징검다리 에너지로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라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중기적으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가장 야심찬 탄소중립의 도정을 선포하여 실천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 에너지 시장의 민영화에 따른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천연가스 장기계약을 단기계약으로 대부분 전환함으로써 2020년 이후 코로나 글로벌 팬데믹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은데 이어 이번 러-우 사태에 따른 영향이 이를 가중시키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와 중국 및 일본 역시 천연가스 의존도가 막대한 상황에서 유럽의 상황 및 대응에 이어 중국과 일본의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제시하는 시사점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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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2022년 3월 31일 “유럽은 러시아 공급 없이 가스 저장고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발간했다. [출처=reuters.com]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의 천연가스 수급 위기는 2010년대 초반부터 진행된 유럽의 천연가스 시장 구조변화라는 장기적 이슈가 2020년 이후 코로나 글로벌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단기 외부충격이 가중시킨 것이다.

 


• 유럽 천연가스 수급 위기, 내우외환에서 비롯

 

역사를 짚어보면 유럽은 2009~2012년 기간 중에 역내 천연가스시장의 자유화가 이루어진 직후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해 대량의 현물거래 기반 천연가스 추가 유입이 이루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천연가스 시장가치와 장기계약 가격 간의 격차가 벌어지게 되었다.

 

즉 이전에 비해 유동성이 더욱 커진 천연가스 현물시장 상황은 결국 기간계약 가격이 현물시장 가격에 연동되는 방식으로 유럽의 천연가스 계약방식을 변화시키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글로벌 천연가스 수급이 미국 셰일가스의 대량 진입에 따라 공급 초과 상황으로 되고 유럽 천연가스 시장에서 공급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것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코로나 글로벌 팬데믹의 영향으로 지난해 1년 동안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금년 1월부터 급상승과 급락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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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mber-climate.org]

 


• 유럽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는 43%로 거의 절반

 

부연설명하자면 유럽이 그때그때의 현물시장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조건의 장기계약 방식으로부터 탈피하여 현물가격 베이스의 단기계약으로 전환한 데 따라 2020년 초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글로벌 팬데믹으로 유럽의 천연가스 수급 불안정성의 확대가 바로 확인된 것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수입 가격이 단기간에 배 이상으로 급상승하게 되고 이에 따라 유럽 내 국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력가격의 급상승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사태를 더욱 가중시킨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유럽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는 약 4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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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tatista]

 


• 러-우 사태에도 큰 변동 없는 유럽의 대러시아 천연가스 수입량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는 대개 동구권 국가나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프랑스(24%), 네덜란드(11%) 등 서유럽 국가들은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와중에 무엇보다 거의 절반을 의존하는 독일과 이탈리아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독일 중앙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EU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중단할 경우 독일은 1650억유로(한화 약 222조원)의 손실을 볼 것이며 이는 독일 GDP가 지난해 대비 약 2% 감소하는 수준이라고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러-우 사태로 인해 미국을 중심으로 고강도의 대러시아 경제제재가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은 변함없이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전세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비용을 대유럽 천연가스 수출 수입으로 충당하는 모순적 상황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공급 중단을 선언한 바 있으나 러시아로서도 막대한 수출 대금 수입을 보장하는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 대한 수출을 갑자기 중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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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노란색의 짙은 정도는 대러시아 의존도를 나타냄 [출처=bloomberg.com]​​​​​​

 

작금의 유럽 천연가스 수급 위기 상황의 배경을 다시 요약하자면 미국 셰일가스 공급 추가로 인해 글로벌 천연가스 공급 여건이 공급 초과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장기계약에서 단기계약으로 전환한 내부적 구조전환에 따른 잠재 리스크가 코로나 팬데믹과 러-우 사태라는 단기 외부충격으로 확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바이든 정부의 출범 이후 미국의 셰일가스 증산은 답보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유럽 천연가스 수급 위기는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음에는 최근 EU의 대러시아 천연가스 의존 탈피를 위한 정책 동향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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