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522)] 연이은 임금인상 소식에도 새내기 직장인들이 심드렁한 이유

정승원 기자 입력 : 2022.05.12 10:40 ㅣ 수정 : 2022.05.12 10:40

우수 신입직원 유치 위해 기업들 경쟁적으로 임금 상승하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한 물가상승, 역대급 엔화약세로 실질적 혜택은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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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은 직장인들의 꿈이지만, 최근 물가상승으로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올해 들어 신입사원의 월급을 인상하겠다는 기업들의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우수한 인재를 미리 확보해놓겠다는 계산이지만 직장인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싸늘하기만 하다.

 

일본의 대형 건설사 중 하나인 타이세이건설(大成建設)은 올 봄에 입사한 신입사원의 급여를 작년보다 1만 엔씩 인상해서 대졸은 25만 엔, 대학원졸업은 27만 엔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건설과 인프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술직의 확보가 불가결하다는 사측의 판단이 급여인상으로 이어진 것인데 건설업계의 만성적인 인력부족을 생각하면 경쟁사들도 임금인상의 압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대형 경비업체인 세콤(セコム) 역시 올해 신입사원의 월급을 일률적으로 3000엔씩 인상했다. 세콤의 홍보담당자는 ‘통신과 센서를 사용한 기계경비가 주력이 되면서 연구개발을 위한 기술자의 대우를 강화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등의 공조장치 제조사로 유명한 다이킨(ダイキン工業)도 7년 만에 신입사원 월급을 인상해서 대졸 초임이 23만 5000엔이 되었다.

 

환기기능이 포함된 에어컨의 판매가 호조를 띄면서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과거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수인재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사측의 계획이다.

 

코로나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던 소매업에서도 임금인상은 피할 수 없는 분위기다.

 

오사카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큐한신 백화점(阪急阪神百貨店)은 올해 결산에서 약 10억 엔 정도의 영업적자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 월급을 1만 엔 인상한 22만 2000엔으로 결정하였다.

 

기본급 등에서 직원 전체의 급여인상이 발생하는 와중에 신입사원의 임금체계를 다시 수립했다는 홍보담당자의 설명처럼 점점 어려워지는 인력확보는 사측의 재정상황도 봐주지 않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취업포털사이트 리크루트(リクルート)가 운영하는 리크루트 워크스 연구소가 작년 12월에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신입사원 급여인상에 대해 21.8%의 기업들은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고 22.7%는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라고 답해 절반에 가까운 44.5%의 기업들이 신입사원 급여를 올렸거나 올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올해 신입사원 채용 수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줄이겠다는 기업을 2년 연속 상회하였는데 특히 줄이겠다는 기업의 비율은 2010년 이후 최저인 3.9%에 그쳐 올해 도 인재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뉴스들을 접하는 일본 직장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수십 년간 정체된 물가로 급여수준이 다른 나라들에 뒤처진 것은 둘째 치고 1달러에 130엔을 넘긴 역대급 엔화약세로 수입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숨만 쉬어도 가난해진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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