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열풍에 카드론 썼다가 못 갚는 20대 늘어
만 29세 이하 카드론 연체율, 전체 연령대보다 최대 2배 높아
투자 열풍에 카드론으로 자금마련…다중채무 연쇄부실 우려
금리인상 기조에 카드론 금리 급등 가능성…상환능력 따져봐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열풍에 카드론 대출을 받은 20대의 연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액도 늘어나고 있어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신용카드사 상위 5개 카드론 연체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 29세 이하 카드론 대출 연체율은 전체 연체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 만 29세 이하 카드론 연체율은 △신한카드 2.9% △삼성카드 3.1% △KB국민카드 2.5% △현대카드 3.1% △롯데카드 4.1%다. 이들 카드사 모두 전체 연체율보다 적게는 0.8%p에서 많게는 2.1%p까지 높게 집계됐다. 반면 40대 이상의 경우 연체율이 전체 연체율과 같거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연령대와 20대의 연체율 격차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더욱 커지고 있다. 2019년 말 만 29세 이하의 카드론 연체율은 카드사별로 전체 연체율보다 0.3~1.1%p 높았다.
20대의 연체율 상승은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유동성이 풀려 '빚투', '영끌' 등 투자 열풍이 일었을 당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투자 자금을 마련한 20대가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높은 이자를 부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어 부실의 위험이 더욱 크다. 카드론을 받은 경우라면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에서 이미 대출을 받은 뒤 추가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일 수 있다. 카드론뿐 아니라 다른 금융사의 대출 역시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 등 투자 열풍이 불면서 빚을 내면서까지 투자에 나선 20대가 많았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와 금리상승의 여파로 상환이 이뤄지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카드사 평균금리가 낮아진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금리 10% 미만 차주가 전체의 15.52%를 차지했다.
삼성카드가 금리 10% 미만 카드론 차주 비중이 29.7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신한 21.57% △우리 16.5% △현대 14.31% △KB국민 12.89% △롯데 9.09% 순으로 나타났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8년 만에 3%대를 넘어서면서 지난 9일 기준 3.789%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3월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26%로 전월 대비 0.28%p 줄었다.
카드사는 예금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통상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조달원가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함께 높아진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카드론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우대금리와 특판금리할인 등 마케팅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금리가 하락했다.
다만 이는 지난 3월 기준으로, 지난달 기준금리가 오른 점을 감안하면 다시 금리가 급등할 우려가 있다.
다른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3월 카드론 금리 상승이 멈췄지만, 시장금리가 올라 조달금리가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금리를 낮추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경제적 여건이 안정적이지 않은 20대의 경우 현명한 카드론 이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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