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뛰어든 소상공인 통신시장, '코로나 엔데믹'에 훈풍 부나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국내 2, 3위 이동통신사 KT와 LG유플러스(이하 LGU+)가 소상공인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며 본업인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통신사들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탈통신’ 먹거리를 발굴하면서 주력 사업인 통신, 인터넷 가입자 유지·확대 노력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소상공인 이동통신 상품은 가게 운영에 필수적인 유·무선 인터넷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KT와 LGU+는 여기에 빅데이터 상권 분석 정보 등 ‘핀셋 마케팅’ 요소를 더해 가입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정책으로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가 폐지되고 음식점·서비스업에 손님이 다시 몰리면서 소상공인 통신 시장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 LGU+, 소상공인 전용 무선인터넷 첫선…5년 후 점유율 33%
소상공인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현재 소상공인은 '업종별 매출액 10억~120억원 이하'와 '상시근로자수 업종별 5인 또는 10인 미만'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소상공인 통신 시장 규모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시장을 특정하는 기준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일단은 유선전화에 강점이 있는 KT가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U+는 근로자 수 5~10인 매장을 특정해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장 규모는 330만명이며 LGU+의 시장점유율(M/S)은 9% 정도다.
LGU+는 지난해 선보인 소상공인 특화 상품 ‘U+우리가게패키지’의 경쟁력을 강화해 5년 내 M/S를 33%까지 성장시킨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를 달성하면 지난해 기준 900억원이었던 소상공인 관련 매출액이 3000억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U+우리가게패키지는 결제기, CCTV, 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가게 운영에 필수적인 통신 상품과 세무·매출관리 등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일종의 결합 상품이다. 이 상품 출시로 지난해 LGU+의 소상공인 관련 사업 매출과 가입자는 2020년 대비 각각 71%, 54% 증가했다.
LGU+는 최근 소상공인 전용 상품 5종을 출시하고 U+우리가게패키지를 통해 결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연내 전용상품을 3종 더 추가할 방침이다.
LGU+가 최근 출시한 상품 중 눈에 띄는 상품은 업계 최초 소상공인 전용 무선 인터넷 서비스 ‘우리가게무선인터넷’이다. 인터넷은 물론 카드결제기, 인터넷 전화까지 한번에 이용할 수 있다. 유선망 통신장애에 따른 영업손실과 유선 케이블 설치 공사 부담을 없앴다게 회사측 설명이다.
U+우리가게패키지에 가입하면 12개월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제휴 서비스도 늘어난다. ‘레뷰’(인플루언서 마케팅), ‘쏘카’(차량렌탈 할인), ‘LG전자’(가전렌탈 특가) 등 3개가 대표적인 서비스다.
■ KT, 1위의 자신감…ABC 특화 상품 잇따라 출시
KT는 강점인 ABC(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소상공인 특화 상품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KT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잘나가게' 서비스를 소상공인에게 무료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상공인이 잘나가게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와 실제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잘나가게 이야기’ 메뉴를 추가했다.
LGU+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소상공인 통신 결합 상품 '사장님 AI비서팩'도 운영 중이다.
KT가 내놓은 사장님 AI비서팩은 기존 ‘AI통화비서’와 ‘가게정보알림메시지(소상공인)’를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AI 통화비서가 가게로 걸려온 문의·예약 전화를 응대해 일손을 덜어준다. 통화 종료 후에는 가게 정보와 이벤트 내용을 자동으로 문자 전송해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KT는 이밖에 매출관리 솔루션 '세모가게', 별도 앱 없이 문자메시지로 음식을 주문하는 ‘스몰오더’, 매장 주변 고객에게 홍보 메시지를 보내는 ‘위치문자’ 등 다양한 소상공인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수요가 늘어난 소상공인의 디지털전환(DX)에도 팔을 걷었다.
KT는 비대면 주문결제 플랫폼을 운영하는 정보기술(IT) 기업 '만나플러스'와 손잡았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DX를 위한 스몰오더, 위치문자, 가게정보알림메시지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 거리두기 해제로 소상공인 매출↑…통신상품 가입 확대 기대 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지고 모임 인원 제한도 사라지면서 서비스업에는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통신 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소상공인 카드 매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1주 차인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9%, 지난달 11∼17일과 비교해 2.9%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 2주차인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9%, 전주(지난달 18∼24일)대비 5.1% 늘어 성장폭이 더 커졌다.
각 사는 소상공인 영업이 정상화되며 통신 상품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관련 상품이 수익 창출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현민 LG유플러스 소호사업담당 상무는 “소상공인이 어려울 때 함께하면 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를 가장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며 “소상공인과 상생하고 진정성 있는 접근이 결국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AI 통화비서나 AI 로봇 등 유료 상품도 있지만 잘나가게는 ESG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KT가 가진 AI 플랫폼이 소상공인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