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영구채 흥행 순항 중 증권사 선정 잡음

최병춘 기자 입력 : 2022.05.04 07:24 ㅣ 수정 : 2022.05.04 15:05

경남은행, 영구채 발행 수요예측 흥행…BIS비율 개선 기대
은행 담당 임원 아들 주관·인수 증권사 근무, 밀어주기 뒷말
경남은행 “채권 발행업무 무관...증권사 선정 영향 없어”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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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경남은행 본점[사진=BNK경남은행]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BNK경남은행이 4년 만에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넘어선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은 자본 적정성 지표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영구채 발행을 담당한 경남은행 임원의 두 아들이 주간·인수 증권사에 근무, 일각에서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등 진행에서 적잖은 잡음도 일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지난달 26일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모집 규모는 1350억원이다. 이후 같은 달 2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한 결과 모집액을 뛰어넘는 19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하는 은행의 결정에 따라 연장할 수 있는 채권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또 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전액 영구 상각되는 조건도 있다. ‘영구채’라고도 불리며 후순위 채권으로 금리가 높은 편이다.

 

이번에 경남은행이 발행하는 영구채는 ESG 채권 일종인 사회적채권 형태로 발행일로부터 5년 뒤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었다. 신용등급이 A+인 경남은행의 이번 영구채 공모희망금리는 4.60%~5.20%다. 

 

기관투자자 대부분 제시한 희망금리 안에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리 상승기에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저조한 상황에서 4년여 만에 발행한 영구채가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앞서 경남은행은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5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번 영구채 발행 수요예측 흥행으로 자산 건전성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 말 기준 BNK경남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5.94%로 전년(17.86%)보다 1.92%포인트(p) 떨어진 수치를 보인 바 있다. 시중은행 평균(16.6%)보다 낮은 수준을 보여 건전성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영구채 발행에 성공하면 약 16% 넘는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다.

 

지난달 BNK부산은행에 이은 영구채 흥행으로 BNK금융지주의 채권 발행 전략도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부산은행의 1100억원 규모 영구채 수요예측에 2240억원의 기관투자 매수 주문이 들어온 바 있다.

 

하지만 경남은행의 영구채 발행을 담당하는 임원의 두 아들이 각각 주관 증권사인 한양증권과 인수 증권사인 부국증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영구채 발행 대표주관사 한양증권, 인수단으로 부국증권이 참여한다. 영구채 중 1000억원을 한양증권이 350억원은 부국증권이 맡아 가져간다.

 

이번 영구채 발행은 경남은행의 자본시장본부가 맡아서 진행한다. 자본시장본부의 최 모 본부장(상무 대우)은 영구채 발행 관련 공시 신고업무 담당 임원이기도 하다.  

 

특히 한양증권의 경우 경남은행 영구채 발행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7년에는 DB금융투자가, 2018년에는 메리츠증권이 영구채 발행 주간사로 참여했다.

 

또 증권사가 받아가는 수수료율이 통상적인 수준(15~20bp)을 넘어선 25bp가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남은행 임원의 자식 실적 몰아주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낮은 리스크 부담으로 증권사는 수수료 이익을 거둘 수 있고 해당 직원은 그에 따른 성과급 등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은행은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담당 임원 아들이 해당 증권사에 근무하는 것은 맞지만 영구채 발행과 관련된 업무나 부서와 무관하다”며 “개인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한양증권은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상위권으로 평가돼 다수 시중은행 채권 발행에 참여했다”며 “최근 금리 인상 흐름을 고려해 영구채 발행 금리 수준을 결정했고 수수료 또한 최대수수료가 25bp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모집액이 2000억원에 미달해 앞서 진행했던 부산은행과 같은 20pb가 적용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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