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증시 전망, 상승 제한적·바닥은 2600선...실적모멘텀 '확인'할 때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5월을 맞았다. 올해 들어 증시는 대외 악재 요소들로 불확실성 탓에 변동성이 확대됐으며 이에 시장은 대체로 침체한 분위기가 형성돼 왔다.
특히 성장 둔화와 물가 급등이 지속하며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각국 통화정책과 유동성 환경 변화도 증시엔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2,600선대에 걸쳐 장을 마무리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는 미국의 통화정책 등을 볼때 5월도 코스피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 코스피는 단기 바닥권에서 횡보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 봉쇄 역시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다. 다만 5월은 한국 새 정부 출범과 기업 이익 개선을 고려하면 지수 상방이 닫힌 건 아니다. 추세적 회복을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의 해석이다. 주식시장 전반으로 하방압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당분간 들여다 볼 만한 기업 실적에선 가격 전가력과 시장 지배력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리스크 헤지가 가능한 종목,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수혜 종목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 美 연준 ‘빅스텝’ 코앞...5월 금통위 방향성 ‘주목’
증권가는 5월에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양적긴축 이행 등 통화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외 주식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전망이 최대 관심사다. 투자자들은 이번주(3∼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주시하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연내 3~5회의 50bp 인상 가능성을 이미 반영했다. 이에 연준 긴축 우려가 더 증폭될 여지는 적다고 보는 눈치다. 연준이 지난 3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상 결정으로 유동성 장세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월 연준 의장이 5월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은 물론 ‘빅스텝’을 여러 번 밟을 수도 있다고 시사하자,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론이 연초부터 지속해 언론에 다뤄져 투자심리가 금리 변화에 상당히 둔감해진 상태라며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통화 긴축이 대세다. 한국의 통화정책 기조도 미국과 같다. 지난달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총재 부재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는 4%대로 높아진 물가와 한국 경제의 잠재적 위협 요소인 가계부채를 언급하는 등 금리 인상 기조를 내비쳤다.
증권업계는 4월 물가지표와 5월 FOMC 등을 거치면서 재차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론으로 정리되는 상황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은 가팔라지는 금리 인상 전망을 얼마나 가격에 선반영했는지, 인플레이션 관리에 방점이 찍힌 통화정책 환경에서도 경기 개선세를 지속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으로 보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3월 소비자물가(CPI) 발표 직후 주식시장은 반등했다”며 “근원 CPI의 전월 대비 상승 폭이 줄어들어 인플레이션 정점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물가가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연준의 긴축 기조는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 대응 측면에서 금리 상승에 취약한 산업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당분간 기업 실적에 ‘주목’...투자 방향성, IT하드웨어·운송·음식료 업종
5월에도 부진한 증시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4월부터 시작된 1분기 어닝시즌이 5월도 이어진다. 현재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은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다.
코스피는 단기 바닥권에서 횡보 중이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 안전성과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 1분기 실적 상향 여부 등의 변수를 지켜봐야 한다. 국내외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과정에서 재무 안정성이 양호한 기업이 먼저 선택을 받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이 팔지 않고 사는 기업들도 투자 매력도가 크다. 여기에다 어닝시즌을 맞아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도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한 저항력을 발휘하게 된다.
올해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57조 2000억 원에서 55조 8000억 원으로 최근 4주간 연속 하향했다. 반면 올해 코스피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249조 8000억 원에서 250조 원으로 소폭 상향됐다.
그동안 이익 추정치 변화가 주가에 큰 역할을 했다. 최소한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는 것보다 높아지는 분야를 주목하는 게 좋다.
견조한 연간 실적 전망에 힘입어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고 있으며,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장기 평균보다 낮아졌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코스피의 순이익 전망치는 40조 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며 "기저효과 소멸로 전년 대비 이익 증가율이 둔화되긴 했지만 추정치의 상향 조정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수익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업종에선 IT하드웨어와 운송, 음식료를 꼽았고 테마에선 리오프닝, 2차전지가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 5월 코스피 밴드는...2,600선을 대체적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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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예측한 5월 코스피 등락 폭을 보면 대체로 코스피 2,600을 바닥으로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5월 코스피 밴드로 2,640~2,840선을 , 다올투자증권은 2,560~2,780선을, 삼성증권은 2,600~2,850선을 제시했다. 키움증권과 교보증권은 2,600∼2,800선을 예상했다.
지난달 29일 코스피지수는 2,695.05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말 지수가 2,757.65로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한 달간 2.27% 하락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944.53에서 904.75로 4.21% 빠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6조 1660억 원, 기관은 2조 1890억 원 규모를 나란히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8조 509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증시 하방을 지지했으나, 지수의 방향을 틀지는 못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지속적으로 맥없이 고꾸라지기 일쑤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양적긴축은 증시를 내내 불안에 했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강도 높은 봉쇄는 경기 둔화 우려까지 더했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는 것도 한몫했다.
5월에도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코스피는 순탄치 않다는 증권가 전망이 쏟아졌다. 다만 실적 모멘텀과 4월 물가, 인플레이션 지표, 중국 경기부양 조치, 외국인 순매도세 진정 가능성 등 이 중 하나라도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당분간 지수보다는 업종과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가가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연준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며 금리 상승에 취약한 산업을 경계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실질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5월 FOMC 이후 미국 금리 상승 압력은 둔화될 전망이다”며 “비용 증가에도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며 견조한 실적이 유지되는 퀄리티주를 중심으로 증시 반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5월 첫째주에는 한국 4월 수출입(1일)과 중국 노동절 휴장(2~4일), 미국·유로존 4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미국 4월 ISM 제조업(2일), 한국 4월 소비자물가(3일), 미국 4월 ADP 고용, 4월 ISM 비제조업(4일), FOMC(5일) 등 일정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