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2년간 잠자던 '로밍' 마케팅 기지개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LGU+)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해외여행 필수 상품인 ‘로밍(Roaming·통신 중계 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고객들에게 자사 로밍 상품 경쟁력을 알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2년간 잠들었던 로밍 수익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과 출장이 막히면서 이들 통신사는 로밍 수익에 직격탄을 맞았다. 로밍은 통신3사 매출의 2~4%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알짜’ 상품이다.
데이터는 해외에서 맛집 검색, 지도 찾기 등을 활용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소비자들은 주로 현지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유심을 구입하거나 이미 가입한 국내 통신사에 로밍을 신청한다. 로밍을 신청하고 출국하면 국내 통신사와 제휴한 현지 통신사로 자동 연결된다. 한국에서 쓰는 번호를 그대로 전화와 문자도 주고받을 수 있다.
SKT는 대표적인 휴양지 괌과 사이판에 한해 여름 휴가 기간을 포함해 4개월 동안 무료 로밍 혜택을 제공한다. KT는 실제 출국이 이뤄질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로밍·제휴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LGU+는 5월 한달 간 하루 100원에 무제한 로밍 혜택을 제공한다.
■ SKT, 한국인 선호 휴양지 괌·사이판 한정 프로모션
SKT는 5월부터 8월까지 ‘T괌사이판 국내처럼’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무제한 로밍 혜택을 제공한다.
이 상품은 SKT가 2018년부터 운영해온 무료 부가 서비스로 여행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 여행 재개 움직임에 맞춰 국내에서 사용하는 요금제 종류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장벽을 낮췄다. 로밍은 해외 제휴망을 통해 제공되며 체류 기간 국내 데이터는 차감되지 않는다.
또한 매일 3분씩 무료 음성통화를 사용할 수 있다. 3분이 지나면 국내 통화요금과 동일하게 1초당 1.98원이 적용된다. 문자도 기본 제공된다.
SKT 고객은 괌·사이판 도심에 있는 ‘T멤버십 웰컴 데스크’를 방문하면 휴대용 손소독제·소독티슈 등을 담은 ‘웰컴 기프트’를 받을 수 있다. 현지 렌터카도 프로모션 특가로 빌릴 수 있다.
SKT는 ‘T괌사이판 국내처럼’을 비롯해 현재 총 28개 로밍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체류 국가, 기간, 데이터 양, 통화 시간, 연령대 등에 따라 가장 알맞은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SKT 관계자는 “코로나19로 2년간 로밍 이용자 수가 많이 줄었다”며 “해외 여행이 재개되면서 SKT 고객이 괌·사이판에서 유심을 구매하는 수고를 덜고 자사 로밍 상품을 알리는 측면에서 이번 프로모션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 KT, 5G 고객은 로밍 무료…신혼부부 할인쿠폰도
KT는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5G 요금제 이용 고객에게 전 세계 185개국 데이터 로밍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제주도가 아닌 해외로 신혼여행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를 위해 ‘신혼 미리 결합’ 고객에게 ‘로밍데이터함께ON’ 1만1000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로밍데이터함께ON은 3인까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양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만약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고객이라면 3만3000원인 4GB 상품을 2만2000원에 사용할 수 있어 최대 33%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KT는 5월 중으로 로밍 무료 체험단을 모집하는 등 해외 출국이 증가하는 시점에 발맞춰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로밍 이용자수는 85% 정도 감소했다”며 “현재 해외여행 예약이 증가하는 시점이며 실제 출국이 많아지는 때를 타깃으로 KT도 해외 로밍과 제휴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LGU+ “100원에 데이터 펑펑”…출국 수요 선제적 공략
LGU+는 5월 한달 간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하루에 단돈 100원으로 데이터 로밍을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내놔 화제다.
제공되는 데이터 속도는 200Kbps(초당 킬로비트)로 동영상 재생 등에 무리가 있지만 ‘카카오톡’ 메신저를 주고 받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기존에는 로밍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에게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최대 1만1000원을 부과했는데 출국 재개 시점에 맞춰 부담을 크게 낮췄다.
LGU+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하고 싶은 고객을 위해 9900원에 3일 동안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데이터 로밍 1GB’ 상품을 5월 한달 간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LGU+는 통신3사 중 유일하게 로밍 전용 카카오톡 상담 채널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24시간 내내 해외 어디에서나 궁금한 점을 문의할 수 있다.
LGU+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출입국 제한이 이제 완화돼 해외 출국자가 늘어남에 따라 선제적으로 부담 없이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준비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