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직원, 6년 동안 회삿돈 500억원 횡령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4.28 10:50 ㅣ 수정 : 2022.04.28 13:47

차장급 직원 6년간 약 500억원 횡령
직원 자수했으나 자금 관리 체계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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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제1금융권인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약 500억원대의 횡령 사건으로 은행의 부실한 자금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부 감사에서 차장급 직원 A씨가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에 걸쳐 회사 자금 약 50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우리은행 기업 매각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 시기로 유추해 볼 때 우리은행이 매각을 주관했던 옛 대우일렉트로닉스를 관련 자금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A씨의 계좌에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돈이 인출됐고, 2018년 마지막 인출 이후 계좌가 해지됐다. 

 

우리은행은 이 사실을 파악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를 취하고 수사를 시작했는데, 전일 밤 A씨가 자수했다. A씨는 관련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자금 회수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감사는 상시적으로 하는 게 있고, 수시로 하는 것도 있는데 부서마다 다르게 진행된다”며 “어떤 경위에서 알게 됐는지는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임플란트 회사 오스템인플란트 등 잇따른 횡령 사건 발생으로 기업들 자금 관리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보안이 생명인 제1금융권에서 발생한 수백억원대의 횡령 사건은 적잖은 파장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횡령 기간이 6년에 달한다는 걸 봤을 때 우리은행도 책임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A씨가 아무리 체계적으로 자금을 빼돌렸다고 해도, 2012년부터 현재까지 거의 10년 동안 낌새조차 알아 차리지 못한 건 우리은행 내·외부 감사 시스템에 사실상 ‘구멍’이 난 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횡령 사건 발생으로 우리은행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께 우리은행 횡령 파문으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3%대 하락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은 자체 조사와 더불어 수사기관의 수사를 의뢰한 상태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횡령 사건과 관련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중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횡령 등 금융사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검사에 돌입하거나, 발생 기관으로부터 조사 결과를 보고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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