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4.21 08:52 ㅣ 수정 : 2022.04.21 08:52
근퇴법 개정안 시행, IRP 머니무브 예상에 증권사 미래 수익원 인식 퇴직금 적립금, 지난해 말 기준 295조6000억원 규모...매년 성장추세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이 40조 원 넘게 증가하고 총 규모가 300조 원에 육박하면서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개정안 시행으로 IRP로의 머니무브(자산이전)가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들도 이를 미래 수익원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21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금 적립금 규모는 295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7%(40조원) 증가했다. 2018년(190조 원), 2019년(221조2000억 원), 2020년 255조5000억 원 등 매년 성장 추세다.
근퇴법 개정안은 퇴직금도 퇴직연금과 마찬가지로 IRP로의 이전이 의무화된다. 기존 퇴직연금 가입 사업자만 퇴직급여를 IRP로 지급하던 것을 퇴직금도 IRP로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근로자들이 퇴직금 일시 수령 후 소진하는 경우가 많아 노후대비가 취약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증권사는 퇴직연금 사업자 중에서도 주식시장 투자 등에 강점을 가진 덕분에 IRP 시장에서 은행이나 보험사 등 타 금융사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ETF와 리츠, 부동산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따른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확정급여형(DB)이 171조 5000억 원으로 가장 많은 유형이다. 확정기여형(DC)은 77조6000억 원, IRP은 46조5000억 원 순으로 많았다. 전년 대비 적립금 증가폭은 DB, IRP, DC 순이다.
이중 성장세로 볼 때 IRP가 가장 가팔랐다. 전년 대비 IRP의 적립금 증가율은 35.1%로 2019년부터 3년 동안 3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DC형과 DB형은 각각 15.4%와 11.4% 성장했다.
IRP는 근로자가 이직하거나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급여와 본인이 추가 납입한 자금을 함께 적립했다가 만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 제도다.
증권사(14개)들 중 신한금융투자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IRP 수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원리금보장과 비보장, 종합(보장 및 비보장 합계) 3개 부문도 높게 나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퇴직연금 IRP형 원리금비보장상품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99%다.
14개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1.18%)과 한국포스증권(0.94%), NH투자증권(0.90%), 삼성증권(0.89%), 대신증권(0.48%)은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했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이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고 대비에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6월 30일까지 연금저축계좌와 IRP 고객 대상으로 ‘퇴직금 모아 봄’ 이벤트를 실시한다.
타사에서 한화투자증권으로 연금을 이전한다면 1년간 연금저축계좌 담보대출 우대금리(연 3.0%)도 제공하거나 IRP를 신규 가입하는 오프라인 고객 대상으로 4월 기준 최대 2.95%의 ELB(원금보존 추구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상품을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IRP에 부과되는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는 다이렉트IRP 출시 1주년 기념으로 퇴직연금고객 대상 이벤트를 오는 6월 30일까지 연다.
삼성증권 다이렉트 IRP는 삼성증권 모바일 앱 엠팝에서 개설할 수 있으며, 가입자가 별도의 소득·재직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원스톱으로 진행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RP 가입시 교부되는 핵심설명서를 반드시 읽어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인지,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은 없는지를 확인한 후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퇴직급여와 가입자 추가납입금을 하나의 IRP 계좌로 통합관리하는 것 보다는 각각 구분하여 관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