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을 위하여(76)] 삼성SDI에 입사하고 싶다면 '전고체 배터리'를 탐구하라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리딩 기업, 신입사원을 수준을 뛰어넘는 '전문성' 쌓으면 유리해져
'고용절벽’ 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학벌을 내세우거나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전략은 ‘철 지난 유행가’를 부르는 자충수에 불과합니다. 뉴스투데이가 취재해 온 주요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우리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야말로 업무 능력과 애사심을 측정할 수 있는 핵심잣대”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입사를 꿈꾸는 기업을 정해놓고 치밀하게 연구하는 취준생이야말로 기업이 원하는 ‘준비된 인재’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인사팀장이 주관하는 실무면접에서 해당 기업과 신제품에 대해 의미 있는 논쟁을 주도한다면 최종합격에 성큼 다가설 수 있습니다. 뉴스투데이는 주요기업의 성장전략, 신제품, 시장의 변화 방향 등에 대해 취준생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취준생 스터디용 분석기사인 ‘취준생을 위하여’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서예림 인턴기자]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두고 세계적으로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그 중에서도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최대 난제였던 '위험성'과 '낮은 성능'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다.
이에 따라 시장 규모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삼성SDI(대표이사 최윤호 사장)는 선두에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주요 배터리 기업이다.
현재 삼성SDI는 전기자동차를 더 멀리,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SDI의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전고체 배터리는 꼭 알아둬야 할 필수 직무역량 중 하나이다.
■ 배터리의 2가지 핵심 개념을 파악하라=전기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향해 진화 중 /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의 두 가지 강점은 '높은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
가솔린이나 디젤을 연료로 쓰는 내연기관자동차는 복잡한 기계부품들이 많이 들어간다. 이에 비해 전기자동차는 부품이 거의 없다. 배터리가 유일한 핵심 부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SDI 지원자는 배터리에 관한 2가지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첫째,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현재 전기자동차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로 구성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인 만큼 온도 변화로 인한 배터리의 팽창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 등 배터리 손상 시의 위험이 크다.
따라서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함에 따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가 등장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못지 않은 성능과 안정성을 갖춰서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전제조건이다.
둘째, 전고체 배터리의 원리 그리고 강점을 분명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이온을 전달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해질이 고체로 이루어져 있어 구조적으로 단단하다.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전기차가 간혹 폭발사고가 나서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는 것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나아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효율적인 방법으로 '배터리 용량'을 높일 수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의 개수를 늘려야 했다. 그러나 배터리의 개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배터리 구입가격이 상승하고 공간의 효율성 또한 떨어지기 때문에 실현이 어렵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다. 전해질이 고체로 이루어져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적어지므로 안정성과 관련된 부품들 대신에 배터리의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부품 수를 감소시켜 부피 당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큰 출력을 필요로 하는 전기자동차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자동차에 본격 사용된다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의 주행거리를 구현하고 자동차업계의 주류로 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를 필두로 한 국내 배터리 업계들은 전기자동차의 선능 향상과 직결되는 고체 전해질 기술개발에 역량을 다하고 있다.
■ 전고체 배터리의 과제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피력하라='황화물계 전해질'의 기술적 난제를 설명한다면 '내공' 인정 받을 수 있어
다음 단계는 현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진척도와 남은 과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자소서 작성이나 면접 답변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개념 자체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과제를 중심으로 자신의 문제의식과 아이디어를 피력한다면 더 인상적인 구직자가 될 수 있다.
삼성SDI는 2012년에 고체 전해질을 만드는 핵심 기술을 확보한 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장기 전고체 배터리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삼성SDI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전시회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를 처음 공개했다. 공개된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성뿐만 아니라 용량과 두께 측면에서 ‘플렉서블(flexible) 배터리’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8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8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용량을 45% 높일 수 있고 충전 속도가 5배 빠른 '그래핀 볼' 소재와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전고체 전지'를 소개했다. 한편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로드맵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며 다시 한 번 삼성SDI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삼성SDI는 전기자동차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해 보이나 삼성SDI는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며 차세대 기술 개발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종류에 따라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로 나뉜다.
그중 황화물계 전해질은 폴리머·산화물계 전해질에 비해 생산 규모를 확대하기 쉽고 급속 충전을 적용하기에도 유리하다. 이미 황화물계 전해질 소재 설계와 특허를 확보한 삼성SDI는 현재 기술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황화물계 전해질을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적 난제 및 해결 아이디어를 준비해둔다면, 신입사원으로 지원해도 경력직 못지 않은 내공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 경쟁사와 비교하라=LG엔솔은 고분자계 전해질과 황화물계 전해질를 모두 개발 중 / SK온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은 시작단계 / CATL은 2024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주장, 기술력은 미지수
삼성SDI는 세계 최초로 시범생산 라인 구축을 시작함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4일 마침내 삼성SDI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SDI연구소 내에 약 2000평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착공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기업 중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착공에 들어간 회사는 삼성SDI가 처음이다. S라인은 전고체 배터리 제조를 위한 전용 설비로 채워질 예정이다.
삼성SDI는 S라인을 통해 기존 업계 최고 수준의 전고체 전지 연구 성과에 더불어 생산 기술까지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S라인을 중심으로 2023년 소형 배터리, 2025년 중·대형 배터리의 전고체 관련 기술 검증을 마치고, 2027년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SDI를 견주는 다른 국내 배터리 업계들의 상황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에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에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고분자계 전해질과 황화물계 전해질을 모두 개발 중이다.
황화물계는 이온전도와 안전성이 높으나 수분에 취약해 개발과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 기술장벽과 단가의 문제도 있다. 고분자계는 이온전도가 낮은 반면 생산이 비교적 쉬워 상용화에 유리하다. 따라서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이온전도가 낮은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분자 전해질과 액체 전해질을 혼합한 ‘젤라이트 형태’, 액체 전해질 양을 최소화한 ‘반고체 형태’, 액체 전해질을 대신한 무기계 전고체와의 ‘하이브리드 형태’ 등 이온 전해 안정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K온은 전고체배터리에 관한한 시작 단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 17일 서울 강남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전시회를 통해 “삼성이 전고체 배터리를 좀 빠르게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은 구체적인 성장 계획과 상용화 시점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SK온도 지난해 10월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Solid Power)에 약 353억원을 투자하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당장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기보다는 솔리드파워 등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연구를 진행하는데 목표를 삼을 계획이다. 현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한국의 배터리 업계들은 중국 경쟁사들과 비교해 기술특허 등의 측면에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 배터리 업계 CATL은 에너지 밀도가 최대 400Wh/kg인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다. CATL 승용차 솔루션 부문장은 지난 1월 27일 제 19차 글로벌 신에너지 차량 컨퍼런스에서 장기적으로 350~400Wh/kg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0년 간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해온 것을 바탕으로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사용해 궁국적인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가 머지않았다고 보는 입장이다. CATL과 공동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인 폭스콘은 2024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돌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 업계의 판단은 다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 전기차에 탑재돼 양산까지 성공하기 전까지 개발이 완료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양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업체가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삼성SDI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승기를 잡고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관한 지식을 갖춘 인재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전고체 배터리에 관한 직무역량의 깊이가 삼성SDI 입사를 위한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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