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중후장대 대명사' 두산그룹, 반도체 테스트 사업 진출 따른 시너지는?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4.14 04:00 ㅣ 수정 : 2022.04.14 04:00

영업이익, 두산그룹 간판기업 두산퓨얼셀보다 테스나 3배 많아
테스나, 두산그룹 미래사업 이끌 '새로운 효자'로 자리매김
기간산업과 궤 달리하는 영역 진출해 높은 영업이익률 노려
반도체 테스트 업계 1위 기업 인수로 차세대 먹거리 기반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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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중공업과 건설 등 기간산업에서 주로 활약해 '중후장대(重厚長大)’ 대명사로 불리운 두산그룹이 최근 국내 반도체 테스트 전문기업 테스나를 인수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두산그룹이 기존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진 반도체 주변 사업에 진출한 데 따른 시너지가 있을 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주력 사업과의 연관이 있는 인접분야(Adjacency)를 도외 시 한채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낸 배경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목말랐던 두산그룹...해결책은 반도체

 

두산그룹이 수 십 년간 해온 기간산업은 대규모 매출이 보장되는 산업이다. 다만 기간산업 특성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수 없다. 특히 기존 주력 사업이 최근 추세인 4차산업혁명 분야와도 크게 동떨어져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설상가상 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주력수입원)였던 두산인프라코어(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미래산업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도 매각됐다. 즉 그룹 미래를 책임질 신규 사업이 무엇보다도 절실했던 두산그룹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테스나를 지난달 8일 인수했다.

 

테스나는 국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1위 업체다. 물론 이 업체의 외형은 아직은 작은 편이다. 그러나 테스나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968억원, 1325억원, 207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광폭 성장을 거듭했다.  게다가 매년 25%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수익성 높은 업체로 자리잡았다.

 

높은 영업이익률 덕택에 테스나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41억원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그룹의 미래사업(수소사업)을 책임지는 두산퓨얼셀 영업이익 180억원보다 3배 가량 많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테스나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76억원으로 두산퓨얼셀(34억원)을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즉 테스나가 두산그룹 품에 안기면서 영업이익이 두산퓨얼셀을 크게 뛰어넘어 그룹 미래사업을 이끌 효자기업으로 자리잡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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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나 주력 OSAT사업 세계 시장 12조원대로 커져

 

테스나의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OSAT) 사업은 향후 시장 확장성이 매우 뛰어난 분야다. OSAT 사업은 웨이퍼(반도체 제작을 위한 가장 작은 단위) 테스트와 패키징 후 마지막 출하 전 테스트 단계로 나눠져 있다. 테스나는 두 테스트 사업을 모두 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글로벌 OSAT 시장 규모는 2020∼2021년 각각 64억달러(약 7조8000억원), 84억달러(약 10조3000억원)를 기록했고 올해는 100억달러(약 12조3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급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테스나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3200억원을 투자해 CIS, AP, RF 반도체 웨이퍼에 대한 테스트 설비를 증설했다.

 

CIS반도체는 이미지 센서를 말하며 AP반도체는 다양한 모바일 앱을 구동할 수 있도록 모바일기기에서 컴퓨터 중앙전산장치(CPU)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RF 반도체는 안테나로부터 수신된 전자기파를 디지털신호로 바꾸는 부품이다.

 

테스나는 반도체 테스트 부문 1위 업체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협력업체로 수 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업계는 두산그룹 지주회사 (주)두산이 테스나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지 않고 관련 사업을 보조하고 필요한 추가 자금 지원 과 글로벌 유통망 확대를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 두산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기대 커

 

두산그룹은 테스나 인수에 따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두산그룹이 기간산업을 주로 맡아왔지만 (주)두산의 전자BG 사업부와 테스나는 일정 부문 연관성이 있다.

 

두산 전자BG 사업부는 전자제품 필수 부품 가운데 하나인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용 패키지 CCL,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CCL 등 다양한 분야에 적합한 CCL 생산기술을 갖췄다.

 

이와 함께 테스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수년간 협력관계를 이어왔기에 반도체 관련 기술력도 탄탄하다.

 

즉 다양한 반도체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 테스나와 (주)두산 전자BG가 기술 협력을 추진하면 CCL 생산 분야에서 비용 절감은 물론 공정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는 지속적인 고속성장이 전망되는 산업”이라며 “두산그룹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테스나를 한국 대표 OSAT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테스나의 기업이미지(CI) 교체, 인력 배치 등 합병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모든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후 두산그룹이 OSAT 사업에 대한 새로운 목표를 세워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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