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가격 치솟아 '치킨 3만원 시대' 눈앞
코로나19-세계 최대 콩 생산국 브라질 기상이변으로 콩 생산량 급감
우크라-러시아 전쟁으로 식용유 공급에 차질 빚어
교촌-BHC-BBQ 등 '치킨업계 빅3' "치킨값 올릴 계획 없어"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콩기름 식용유 말통(18L)이 2만원대였는데 지금은 그나마 싼 게 5만원입니다. 식용유 가격이 앞으로 더 올라간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도대체 장사를 어떻게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다 보니 튀김용 기름을 새 것으로 바꿀 때마다 손이 벌벌 떨립니다.”
한식 뷔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치솟는 기름값만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대두유(콩기름) 선물 가격은 파운드 당 79.54센트(12만6612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두 공급망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세계 최대 대두 생산국 브라질의 이상기후로 콩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대두유 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식용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가격이 크게 치솟았다. 우크라이나는 닭 튀김용에 쓰이는 해바라기씨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러시아는 2위다.
설상가상으로 대체품인 팜유(식용유, 마가린 등 원료)를 포함한 식물성 기름의 국제 가격도 급등세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말부터 팜유 수출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식용유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셈이다.
7일 가격 비교 사이트 '에누리'에 따르면 치킨집에서 주로 쓰이는 업소용 식용유(18L) 1통 가격은 △CJ프레시웨이 이츠웰 콩기름 6만1400원 △사조해표 식용유 5만5750원 △오뚜기 식용유 5만2520원에 판매되고 있다. 네이버 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는 업소용 식용유 가격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식용유 가격이 급증하면서 자영업자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의 “치킨 가격은 3만원대가 적당하다”라는 발언이 농담이 아니라는 말도 나오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치킨가게를 운영 중인 B씨는 뉴스투데이에 “소스, 밀가루, 치킨 파우더에 이어 기름까지 올라 이제 안 오른 게 없다”면서 “인상 폭이 너무 커 버티다 결국 가격을 올렸다. BBQ 회장 말처럼 치킨 3만원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촌, bhc, BBQ 등 '치킨업계 빅3'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용유 가격과 치킨값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식용유 공급가격은 납품업체에서 올리면 협상을 통해 조정하는데 아직까지 가격인상한다는 말이 없다"며 "지금처럼 식용유 가격이 너무 급하게 오르면 본사가 일정 부분 부담하면서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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