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식품업계, '온택트 소비' 추세 발맞춰 마케팅 차별화로 승부
소비자 취향 제품에 반영하는 '프로슈머' 마케팅도 활발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메타버스' 기법도 적극 도입
자사 쇼핑몰 강화해 '온택트 소비' 증가에 대비
구독서비스 시장 증가에 따른 대응책 '잰 걸음'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언택트(Untact:비대면)'라는 시대적 화두를 활용해 온택트(Ontact: 온라인 기법 활용한 비대면 방식) 사업에서 승부 거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으로 ‘온택트(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가 소비 형태의 중심이 됐다.
이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온택트 소비 추세를 파악해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 마련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온택트 마케팅을 통해 온라인 쇼핑을 일상의 일부로 여기는 MZ세대(20∼40대 연령층)와 접접을 넓혀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에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연간 온라인 쇼핑 동향만 봐도 이러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20년 대비 21% 증가한 192조8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38조1951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71.6%에 달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상품군별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 가운데 음식 서비스는 25조6847억원으로 2020년(17조3336억원)과 비교해 무려 48.2% 증가했다. 지난해 식·음료품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는 2020년(19조6794억원) 대비 26.3% 오른 24조8568억원에 거래됐다.
이 같은 변화에 식품업계는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하고 자사 몰 개편, 온라인 특가 행사를 진행하는 등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 식품업계, 온라인 전용 제품 출시
오뚜기는 온라인 전용 제품 ‘고기리 들기름막국수용 육수’를 온라인 전용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오뚜기몰, 네이버, 배민쇼핑라이브, 카카오메이커스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3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유명 맛집 고기리 막국수와 손잡고 ‘고기리 들기름막국수’를 출시했다. 이를 시식한 소비자들은 본점에서 제공하는 육수가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오뚜기가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온라인 전용 제품으로 육수를 10월에 출시한 것이다. 제품 개발에 소비자 의견을 담은 이른바 '프로슈머(Prosumer)'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오뚜기는 '가뿐한끼 현미밥'과 '가뿐한끼 짜장'을 오뚜기 공식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전용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제과업체 오리온은 과자 한 상자로 생일파티를 즐길 수 있는 ‘생일파티백’ 등 온라인 전용 제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성경식품 브랜드 '지도표 성경김'은 자사 대표 제품 ‘재래 식탁김’을 ‘지도표 맛난 김’으로 리뉴얼해 온라인 전용 제품으로 내놓는 등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 온라인 중심 마케팅 활발… 메타버스 탑승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졌던 마케팅도 이제는 온라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식품업계는 국내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버 ‘제페토’를 적극 활용해 최근 온라인 소비를 이끄는 MZ세대와 적극 소통하고 있다.
제페토는 아바타 의상부터 3차원(3D) 월드까지 직접 만들어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스튜디오 아이템 판매량 5000만개, 스튜디오 크리에이터(창작자)와 가입자가 각각 150만명을 넘어섰다.
CJ제일제당은 지금껏 오프라인으로 주로 진행해온 요리 수업을 '디지털 쿠킹 스튜디오'로 바꾸고 디지털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또 제페토와 협업한 CU와 손잡고 CJ제일제당 효자 상품인 햇반, 햇반컵반, 비비고 왕교자 등을 알리는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커피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커피전문점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이디야커피는 제페토에 가상매장을 열어 신메뉴를 미리 공개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먼저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페토를 활용한 마케팅에 대해 “제페토는 새로운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에게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다”며 “2억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어 마케팅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자사몰 강화해 '온택트 소비' 정조준
자사몰 강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식품업체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자사 온라인 통합 플랫폼 '프레딧'의 UI(사용자와 컴퓨터를 연결해주는 장치)와 UX(사용자 경험)을 전면 개편했다. 이를 통해 푸드와 라이프로 나뉜 메인 화면을 통합해 다양한 상품을 한 화면에 노출시켜 터치 횟수를 최소화했다. 또한 주요 카테고리를 퀵 메뉴로 구성해 사용자 편의성을 더했다.
또한 반복 검색어, 구매 이력 등을 동일 표본집단의 빅데이터와 연동해 맞춤형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결제 정보를 등록하면 별도 인증 없이 결제할 수 있는 ‘프레딧 간편결제’도 운영 중이다. 멤버십 제도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연회비 3만5000원을 낸 고객에게 무료 체험 견본, 할인쿠폰, 멤버십 할인관 등 각종 혜택을 준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4월 각 계열사와 사업부로 분산돼 운영되어 온 온라인 조직을 통합해 '동원디어푸드'를 신설하고 동원몰 운영을 맡겼다.
식품 전문 쇼핑몰 '동원몰'은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 등 동원 계열사가 생산·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취급한다. 동원몰은 또한 간편결제 시스템 ‘동원페이’를 구축해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했다. 연회비 3만원을 내면 1년간 계열사 브랜드 50% 할인, 동원 제품 최대 1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MZ세대 타겟 구독 서비스 다양화
온라인 환경이 친숙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구독 서비스도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5조 9000억원 규모였던 구독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40조원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구도 서비스 품목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초창기 구독 서비스는 가격에 맞는 제품을 끼워 넣은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최근에는 계절과 유행하는 트렌드에 발맞춘 제품들로 이뤄졌다.
롯데제과는 제과업계 최초로 과자,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 ‘월간 아이스’를 출시했다. 뒤이어 빵 구독 서비스인 ‘월간 생빵’도 내놨다.
월간 생빵은 빵을 간식·주식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번에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공장에서 생산한 빵을 도·소매점이 아닌 배송지로 받아볼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띈다.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제품을 받을 때까지 구성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차 브랜드 '오설록'은 ‘다다일상’이라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다다일상의 홈카페 서비스는 매월 티(Tea) 소믈리에가 엄선한 티 상품으로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는 고객이 빠져나가는 걸 방지하는 ‘록인(Look-In)' 효과가 있다”며 “사업자는 고정 매출이 확보돼 안정적이고 소비자는 다양한 제품, 신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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