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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패각·반도체 폐기물’ 활용한 '상자밖 생각'으로 친환경 제철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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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3.30 05:00 ㅣ 수정 : 2022.03.30 11:43

'독창성' 가미한 친환경 제철과 ESG경영 '두 마리 토끼' 잡아
현대제철, 조개껍데기 활용해 소나무 약 3억 그루 심는 효과 거둬
삼성전자와 손잡고 반도체 폐수침전물 제철 부원료로 사용
소 배설물 연료로 사용해 온실가스 감축과 수입대체 효과 모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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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앞줄 오른쪽) 현대제철 사장이 충남 당진제철소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현대제철이 '상자밖 생각(think out of the box)'의 결정체인 독창성으로 명실상부한 친환경 제철소를 만든다.

 

현대제철이 각종 폐기물을 철강 생산 공정에 재활용하는 친환경 제철 작업을 통해 '독창성'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활용 기술의 활용은 환경 보전은 물론 정부의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정책에도 기여한다. 이를 보여주듯 현대제철은 친환경 제철소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내는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경영 전략을 세웠다.

 

특히 친환경 기술 부문에서는 재활용 기술을 통해 기존에 사용하던 부원료를 대체해 천연자원 채취에 따른 환경파괴를 줄이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 조개껍데기가 용광로 원료로 재활용

 

현대제철은 패각(굴· 조개 등 껍데기)을 고로 공정에 활용하고 있다. 패각을 가공해 만들어진 석회 분말을 소결(燒結)공정에 활용해 기존 원료인 석회석 대체재로 사용한다는 얘기다.  소결공정은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고로 투입에 적합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철광석 소결 과정에서 석회석을 첨가하면 고로 공정에서 생산성 향상,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석회석 사용은 필수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4년부터 소결 공정에서 패각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이후 테스트를 통해 대체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지난 2019년 여수 지역 패각 가공업체 여수바이오와 석회석 대체용 패각 생산 및 재활용환경성평가를 위한 협업을 진행했다. 또한 현대제철은 2021년 9월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얻어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하게 됐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끝냈다. 이 생석회는 제강(강철을 제조)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패각 활용 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제선(철광석을 녹여 선철을 만드는 과정)부터 제강까지 철강공정 전반에서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버려진 패각 약 92만t을 제철공정에 활용하면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인 약 41만t의 CO2 감축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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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 반도체 폐기물로 수입 광석 대체

 

현대제철은 삼성전자와 협업해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다시 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제철소 제강 공정에는 쇳물 속 불순물(황, 인)을 더욱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는데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플루오린화칼슘)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연구 결과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재활용 업체 제철세라믹 등 3사는 2020년 8월 폐수슬러지 재활용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해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t 형석대체품을 사용해 철강재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 첨단 기술은 2021년 6월 한국환경공단 1차 평가, 같은 해 8월 국립환경과학원 최종 평가를 거쳐 같은 달 31일 최종 승인됐다

 

형석은 전량 해외(남미, 중국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광물이다. 현대제철은 연간 약 2만t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우선 1만여t 규모를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사용량을 점차 늘려갈 방침이다.

 

■ 소 배설물 연료로 재활용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우분(소 배설물)을 연료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기술도 적극 펼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 이성희 농업협동조합중앙회(농협중앙회) 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로에 투입하는 고형(固形) 연료로 우분을 재활용하는 '우분 고체연료 생산 및 이용 촉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농식품부·농협중앙회와 손잡고 올해부터 우분 고체연료를 대탕도(쇳물 배출용 통로) 내화물 건조용 열원(熱源)으로 사용하고 조업 테스트를 거쳐 향후 고로 연료로 투입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우분 고체연료 1t을 활용하면 축산 폐기물 4t이 재활용되면서 1.5t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 친환경 효과는 물론 수입원료 대체 등 부수적인 경제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분은 그동안 한국에서 해마다 2200만t 정도 발생하지만 대부분이 퇴비로 활용돼 연간 200만t 이상의 온실가스를 뿜어낸다"며 "현대제철은 우분을 재활용해 온실가스 감축과 부수적 경제 효과를 모두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대제철은 올해 규모의 성장을 넘어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기업 정체성을 마련해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을 마련했다"며 "이를 위해 저탄소 원료 적용기술 확보와 저탄소 생산체계 구축에 기업역량을 집중해 탄소중립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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