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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끝’ 정비 마친 4대 금융지주···올해 경영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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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3.28 07:45 ㅣ 수정 : 2022.03.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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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마무리한 가운데 본격적인 경영 전략 이행에 나선다.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DT)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 주도권 확보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사업이었던 은행 부문과 함께 비(非)은행 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수장이 교체된 금융사의 경우 경영 전략에 변화가 찾아 올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디지털 전환’ 강조한 금융지주 수장들···ESG에도 힘 싣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지난 24~25일 정기 주총을 열고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 선임, 임원 보수 등 올해 경영과 관련된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올해 주총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이 내세운 건 단연 디지털 전환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화에 빅테크(IT 대기업) 공습도 거세지고 있어 기성 금융사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지 못한 조직은 도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디지털 전환은 이제 모든 업종에서 필수 생존 조건”이라고 말했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현실에 안주했던 과거, 불확실한 환경, 첨예한 경쟁을 돌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금융지주들은 금융 서비스에 편의성·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은 ‘넘버원 금융 플랫폼 기업’을 중장기 전략으로 제시했고, 신한금융도 새 비전으로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금융’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금융지주들은 조직 내 정보기술(IT) 인력을 수혈하고 애플리케이션(앱) 고도화 작업에 나서는 한편, 비대면 금융 서비스도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인공지능(AI) 은행원이나 마이데이터 등 혁신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금융지주들의 의지는 올해 주총 안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례로 KB금융은 디지털 혁신 차원에서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최 교수는 카카오 사외이사를 지낸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로, KB금융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ESG 경영 역시 금융지주들의 최대 관심 분야다.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 요구가 강화되는 만큼 ESG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올해 몇몇 금융지주들은 이사진 내 여성 비중을 높였다. 앞으로도 ESG 위원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ESG 경영 이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진짜 실력은 올해부터”···금융지주들 비은행 강화 본격화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4조5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빚투(빚 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에 대출 취급이 크게 확대된 데다, 금리 인상기까지 맞물리면서 이자 수익도 크게 증대된 영향이다. 

 

다만 올해는 대내외 여건상 금융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전 세계적인 긴축 정책 등에 따라 가계대출 규모가 연일 감소하고 있다. 올해 금융 시장 환경은 금융지주들에 우호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한 금융지주들의 대응도 분주하다. 그간 실적을 견인해 온 은행 부문만 바라보지 않고, 비은행 강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실적 경쟁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의 진짜 실력은 올해부터 나올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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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2020년/2021년 실적. [그래픽=연합뉴스] 

 

실제 지난해 KB금융은 신한금융과 순이익 3903억원 차이로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두 금융지주의 은행 부문 순이익 격차는 954억원에 불과했던 만큼 비은행 부문에서 승부가 갈렸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올해도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최근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 합병 카드를 꺼냈다. 통합 법인이 출범하면 지난해 말 42% 수준이었던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 역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으로 자산 기준 업계 4위의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지난해 391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최근에는 증권 계열사에 대한 굵직한 외부 인사 수혈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하나카드와 하나생명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을 대거 교체했다. 경험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CEO 배치로 계열사 수익을 올리면서 전체 그룹 성장도 이끌어 내겠단 복안이다. 

 

우리금융은 전체 순이익의 80%가량을 우리은행이 채워주고 있어 비은행 강화가 가장 시급하다. 최근 완전 민영화 숙원을 이룬 만큼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금융은 증권·보험사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강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3년 안에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 올해 수장 바뀐 금융사들···경영 전략 변화 주목 

 

올해 주총 전후로 새 수장을 맞이한 주요 금융사들의 경영 방향도 관심사다. 금융지주끼리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만큼 이들의 경영 능력과 리더십 등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이익 기준 3, 4위에서 경쟁 중인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에 관심이 쏠린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10년 만에 수장 교체를 이뤄냈다. 우리금융 역시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에 이원덕 신임 행장이 취임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했다. 

 

앞으로 3년간 하나금융을 이끌게 된 함 회장은 경영 전략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과 비은행 사업 재편을 제시했다. 특히 카드·캐피탈·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는 하나금융의 ‘만년 3위’ 타이틀을 벗기 위한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일단 함 회장은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 엔진을 완성한 뒤, 비은행 사업 부문 M&A 및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예고했다. 하나금융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비은행 부문 힘도 키우는 ‘투 트랙 전략’이다. 

 

하나금융을 바짝 뒤쫓고 있는 우리금융 역시 우리은행장 교체로 많은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은 맏형격 자회사인 만큼 ‘지주-은행’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손 회장과 이 행장이 전면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히는 만큼 우리은행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M&A 등을 통한 우리금융 조직 변화가 이뤄질 경우 은행 부문과 비은행 부문의 유기적 조화와 결속력 제고에도 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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