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145)] 괄목상대(刮目相對)의 놀라움은 오히려 든든한 신뢰를...(하)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2.04.04 13:04 ㅣ 수정 : 2022.04.06 14:55

괄목상대(刮目相對)의 놀라움을 던져준 신 동기와 필자는 수방사와 28사단의 보직을 서로 맞교대하는 격이 된 묘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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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수방사 근무 시절 모습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전후방 각지의 부대에서는 바쁜 업무로 교범을 가까이하며 신교리를 연구하는 것이 일부 제한되어 육군대학 교관직을 경험한 장교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 

 

왜냐면 그들은 장교들을 가르치기 위해 최신 교리를 연구하여 야전에서 근무하는 장교들보다 군사 지식을 훨씬 더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수방사령관 이하 주요 간부들은 육군대학에서 최우수교관으로 선발되었던 신원식 소령에 대한 기대가 많았고, 그는 짧은 기간에 충분하게 능력을 발휘하며 인정받았다.

 

마침 합동근무 기간중에 필자가 새롭게 부여받은 업무를 신 소령에게 인계했는데, 그는 신교리에 따른 논리적이고 출중한 필력으로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고 그 반응이 대단히 좋았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필자를 힘들게 만들었던 00과장(당시 상황실장 겸 작전보좌관)도 그의 신교리에 입각한 논리적인 내용의 보고서와 자신감과 소신이 차고 넘치며 거침없는 언변에 반론 제기를 못하고 꼬리를 내리며 인정했다.

 

육군사관학교 시절의 ‘몽사과(夢史科)’로 불리던 ‘전사과’ 수업시간 중 잠에 쉽게 빠지던 대표적인 생도였던 신원식 동기는 “선비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대해야 할 정도로 달라져 있어야 하는 법이라네...”라며 사자성어 괄목상대(刮目相對)를 만들게 한 여몽처럼 성장해 있었다.

 

돌이켜 보면, 생도시절 그는 주중에 밤낮없이 책을 읽었고, 이것도 부족해서 타생도들이 휴일 외출하여 여가를 즐기는 시간에도 도서관에 홀로 남아 계속 독서하며 키운 잠재력과 육군대학에서 충분한 학습으로 필자가 넘볼 수 없는 출중한 인물이 되었다. 

 

곧 전방부대로 전출가야하는 필자는 합동근무 기간 후임자 신원식 동기의 탁월한 업무 능력 과 소신과 자신감 넘치는 달변에 감복했고, 괄목상대의 놀라움은 오히려 든든한 신뢰를 갖게 했다.

 

전출가는 날 필자는 그에게 “앞으로 어느 곳에 있던지 언제라도 신원식 동기의 팬이 되고 편이 되어 지지하겠다”며 존경을 표했고 지금도 두터운 우정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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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수방사령부 국정감사시 사령관 신원식 장군이 유승민 의원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선호하던 기계화부대 보직이 좌절되고, 타부대 공석이 생겨 일반적인 GOP부대로 배치

 

출중한 업무 능력을 견지한 자랑스런 신원식 동기가 후임자로 내정되었을 때, 필자는 다음 보직이 걱정되어 새로 부임할 야전군 사령부 인사처 보임장교로 근무하던 동기에게 전화를 했다.

 

생도시절 2년동안 같은 중대에서 각별하게 지냈던 그 동기는 “걱정하지 말라며 수방사 작전장교로 고생했으니 당시에 대부분 장교들이 선호하던 기계화사단으로 보직을 검토 하겠다”고 약속했다.

 

허나 얼마뒤에 그 동기는 다시 필자에게 “보직을 검토했는데 전방 GOP부대에 공석이 생겨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배치되었으니 양해해 달라며 선호부대인 기계화부대 배치가 불가하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앞으로 예상되는 전장 양상이 단순한 보병부대가 아닌 탱크와 장갑차를 운용하여 속도와 충격효과를 중요시한 기동전 및 미사일 등을 활용한 화력전이다. 

 

결국 필자는 미래 전장에서의 주력 부대인 기계화부대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된다는 희망과 모두들 선호했던 부대 배치의 기대감을 상실하고 초급장교 시절에 근무했던 GOP부대로 다시 배치되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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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근무했던 수방사와 28사단 마크 및 기념물(사진=김희철)

 

이사짐을 모두 싣고 운전석 옆에 어린 아들과 부인과 함께 앉아 남태령 수방사 아파트에서 새 부임지인 28사단으로 출발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때 당시 직속상관이었던 작전과장 차철이 중령(육사32기)은 필자에게 “니가 전출을 가는데 이렇게 많은 장교와 부사관들이 새벽에 나와 이별을 아쉬워하며 환송해주는 것은 김 소령의 수방사 근무가 대단히 성공적이고 잘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어깨를 두드려두었다.

 

그런데 환송나온 선후배중에 당시 경비과장을 했던 장연석(육사35기) 선배가 필자에게 다가와 한가지 에피소드를 전해주겠다며 “김희철, 너는 몰랐지만 내가 추천을 해서 28사단으로 배치된 것이니 가서 잘해라”라고 말했다.

 

필자가 배치받을 부대의 전임자 신현돈(육사35기, 전 1군사령관) 사단작전보좌관이 대대장으로 곧 취임하게 되어 후임자를 물색하다가 육사동기인 장 선배의 추천에 따라 야전군 사령부 인사처 보임과에 요청하여 필자의 보직이 결정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덕택에 기계화부대에서 경력을 쌓을 수있는 기회를 놓쳤지만 장 선배의 호의와 환송나온 동료들에게 감사했다.

 

또한 필자의 후임자이며 든든한 신뢰와 존경을 갖게 만든 신원식 동기가 육군대학 교관으로 재직전에 28사단 작전장교로 근무하였고, 당시 수방사 작전과장인 차 중령이 신 동기의 상관인 작전보좌관으로 함께 있었다고 했다.

 

따라서 괄목상대(刮目相對)의 놀라움을 던져준 신 동기와 필자는 수방사와 28사단에서 작전관련 보직을 서로 맞교대하는 격이 된 묘한 인연이 되었다.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 육군대학 교수부장(2009년 준장)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년),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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