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동성동본, 학교 동문, 동향 출신…의문투성이 '정치테마주'

임종우 기자 입력 : 2022.03.11 11:27 ㅣ 수정 : 2022.03.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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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역대 가장 치열했던 제20대 대선이 종료됐다.

 

3400여만명이 참여한 선거에서 단 0.73%포인트, 24만7077표 차이로 국민의힘은 웃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울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을 지지했더라도 같이 운 사람들이 있었는데, 바로 ‘정치테마주’에 투자한 사람들이다.

 

흔히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됐던 주식은 NE능률과 서연, 덕성 등이 있고,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던 주식은 에이텍과 CS, 수산아이앤티 등이 있다.

 

이 종목들은 대선이 지난 1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이더니 대선이 끝난 이후 3개월 내 최저점을 기록했다.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했던,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관련 테마주에 넣은 투자자들은 결국 대선 승패와 관계없이 현재 모두 돈을 잃었다는 말이다.

 

통상 시장에는 대선 테마주를 두고 선거 들어가기 전에는 팔라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테마로 엮인 후보자가 이기든 지든 대선이라는 재료가 소멸해 결국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정치 테마주는 이러한 속성 때문에 소위 ‘작전’으로 일컬어지는 주가 조작 행위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2년 최대 1000억원대의 자금을 동원한 초단기 정치 테마주 작전세력이 금융당국에 적발된 적이 있다. 당시 그들의 표적이 된 종목은 여야 대선 후보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연구소와 솔고바이오, EG, S&T모터스, 바른손 등이다.

 

올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중간중간 작전 세력의 진입이 의심되는 듯한 모습들이 보였다.

 

지난 1월경 모 정당의 후보교체가 지속해서 언급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교체 대상으로 유력했던 후보자가 당내 회의를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소문이 떠돌던 시점에 그 후보와 관련됐다고 했던 주식들이 일제히 10%를 넘기는 급등세를 보였으나, 결국 사실이 아니라는 소리와 함께 바로 주가가 곤두박질 쳤었다.

 

해당 주식은 과거 경선 당시에는 6% 근처까지 올랐다가 주가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됐고, 경선 결과가 나온 뒤 바로 36% 수직 하락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보고 작전세력이 움직였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치 테마주는 위험하면서도 동시에 후보와 그 기업의 관계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과 연관된 NE능률은 최대주주인 윤호중 회장과 같은 파평 윤씨 종친회 소속이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엮였다.

 

또 이재명 후보와 엮인 CS는 정흥식 회장이 이 후보와 중앙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과거 정치 테마주는 그 후보가 가진 역량과 정책 비전 등에 따라가는 종목들이었으나, 본질이 왜곡돼 어느 순간부터 후보와의 학연과 지연, 혈연 등 인맥 관련주들이 지정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계속해서 정치 테마주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통령 선거 사례를 보면 결국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공통으로 관측됐다”며 “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공통으로 언급되는 종목들을 보면 해당 기업의 사업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매우 막역한 관계가 대다수였다”고 분석했다.

 

남 연구위원은 “20대 대선 국면에서는 정치 테마주 생애주기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공매도 거래가 규제돼 과거처럼 선거일에 임박해 주가가 하락한 패턴이 약화될 수도 있다”며 “다만 하락 폭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에, 변화된 20대 대선 정치테마주의 변화된 환경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치 테마주'는 마치 한 정치인의 지지율을 지수로 추종하는 ETF인 것처럼 움직이지만, 결국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손해를 보는 것은 어설픈 정보에 혹한 개미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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