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이어 피자 시장까지'…소상공인, 신세계푸드에 뿔났다

김소희 기자 입력 : 2022.03.10 16:25 ㅣ 수정 : 2022.03.11 04:58

피자업계·소상공인 "골목상권 침해" vs. 신세계푸드 "신규 투자의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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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버거 업계 최단기간 100호점을 돌파한 '노브랜드 버거'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가 이번에 피자 시장에 뛰어든다. 이를 두고 소상공인들은 신세계푸드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국내 피자 시장의 가격 거품을 빼고 소상공인을 위한 양질의 프랜차이즈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브랜드 피자를 론칭하고 테스트 매장(직영점)으로 강남 대치점을 오픈한다.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피자의 직영점을 오픈한 것은 지난해 4월 개정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에 따른 것이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려면 직영점을 1개 이상 운영해야 가맹점을 신청 받을 수 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정보공개서 등록이 거부돼 가맹점 모집이 불가능하다. 

 

노브랜드 피자 가격은 1만4900~2만3900원으로 글로벌 피자 브랜드의 유사 메뉴와 비교해 약 20% 저렴한 점이 특징이다. 대표 메뉴 ‘센세이션 슈프림' 가격은 1만7900원으로 다른 브랜드의 콤비네이션 피자 평균 가격 2만3000원과 비교해 20% 싸다. 특히 ’투머치 페퍼로니‘ 피자는 타 브랜드 대비 토핑이 30% 더 많이 추가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피자 가격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소상공인에게 합리적인 투자비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양질의 프랜차이즈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브랜드 피자를 선보이게 됐다”며 “향후 노브랜드 피자를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국내 대표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세계푸드가 소상공인을 위한 양질의 프랜차이즈 모델을 개발했다고 하지만 정작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등에는 노브랜드 피자에 대한 글이 게재되고 있다. 

 

그 가운데 ‘노브랜드 버거에 이어 피자까지 한다네요’라는 글에는 “피자 시장이 많이 무너질 것 같다”, “노브랜드 치킨도 나오겠다”, “대기업이 다 해먹겠다는 거다”, “다 쓸어 먹는다” 등 각종 댓글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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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뽐뿌 갈무리]

 

한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신세계푸드는 냉동피자 제품을 자체 생산하고 이마트 점포 내에서도 피자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피자 사업 역량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그런 신세계가 나서서 피자 사업을 시작한 것은 소상공인 상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거품을 빼겠다고 하는데 그럼 피자 시장에 다른 브랜드 가격에는 모두 거품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냐”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일반 가맹본부도 아니고 대기업이 나서서 피자 브랜드를 내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골목상권 침해 지적에 대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직영점을 확대한다는 것도 아니고 가맹사업을 중심으로 키울 예정인데 이걸 골목상권 침해라고 보면 글로벌 피자 브랜드도 골목상권 침해 아니냐”라며 “글로벌 피자 브랜드 가격에 소비자 불만이 많으니 이런 것의 순기능이나 저렴한 비용으로 신규 투자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하나 만들었다고 봐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소상공인 골목상권 침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롯데마트도 통큰치킨 할인판매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9년 5월 창립 21주년 행사를 맡아 엘포인트 회원들에게 통큰치킨을 5000원에 판매하는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롯데마트에 “대기업에서 영세 치킨업체 생존권을 위협하는 할인행사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할인 행사를 계속 진행했다. 

 

이에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 소상공인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고 롯데마트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 결과 롯데마트는 일주일 만에 통큰치킨 판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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