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천정부지 원자재값 급등에 한국석유 지에스이 대성에너지 등 관련주 관심 폭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EU가 주도하는 세계 각국의 러시아 제재로 국제유가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의 110달러대를 돌파했다.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올연말 최고 185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금속과 곡물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몰고올 파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러시아는 기습전쟁 초기만 해도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친러 괴뢰정부를 수립 후 빠지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똘똘 뭉친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은 예상보다 훨씬 거셌고 러시아는 전쟁 발발 열흘이 지나도록 수도 키이우(키에프)를 점령하지 못한채 애꿎은 인명피해만 키우고 있다.
전쟁개시와 함께 미국, EU 등은 군대를 파견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에 금융제재를 비롯해 제재폭탄을 퍼붓고 있어 세계정세는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이게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천장이 뚫린 듯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유가는 이미 110달러 선을 돌파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선물가격은 지난 4일 배럴당 115.03달러를 기록했다. WTI가격이 110달러를 넘긴 것은 2011년5월이후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118.03달러로 12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전쟁전에 각각 9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30% 가량 오른 것이다.
러시아는 전세계 원유수출의 8%를 차지하는 산유국이다. 아직 러시아산 원유수출에 대해서는 직접 제재를 가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제재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가격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바탕으로 최근 지지율이 단기간에 8%포인트나 올라 대 러시아 제재강도를 더 세게 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제재옵션에 러시아산 원유까지 포함될 경우 JP모건은 국제원유 가격이 올해말 배럴당 18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비상이다.
세계 밀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수출붕괴로 밀은 톤당 400유로를 넘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알루미늄은 톤당 3800달러를 돌파했고, 구리 역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세계 증시가 위축되고 있는 반면 에너지 관련주들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인도네시아에너지(INDO)는 지난 4일 하룻만에 전거래일 대비 101%가 오르는 등 4달러였던 주가가 최근 40달러를 넘어 10배 이상 급등했다.
임페리얼석유(IMPP) 역시 지난 4일 53.64% 급등하는 등 지난달 0.5달러 이하였던 주가가 3.38달러로 6배 이상 올랐다.
국내증시에서는 대성에너지, 중앙에너비스, 지에스이, 한국석유 등이 최근 2주간 2배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