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의 문화관광, 새로운 여정의 시작 (3)] 위기의 카지노산업, 관광산업의 '캐시카우(Cash Cow)'로 키워야!

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2.25 00:30 ㅣ 수정 : 2022.02.25 00:30

[기사요약]
카지노 산업, 코로나 이후 사실상 휴업중
북미 카지노 시장, 2013년 이후 아시아지역에 추월당해
싱가포르의 MBS 복합리조트 개발은 대표적인 성공사례
카지노, 사행산업이라는 부정적 시각에서 탈피해야
손놓고 있는 한국 카지노 산업, 보다 적극적인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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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광기구(UNWTO)의 자료에 의하면 1950년대 휴가여행을 떠나는 인구가 전 세계에서 2∼3만 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 세계 여행객은 5만배 이상 증가한 15억명을 돌파했다. 우리도 1978년 100만명의 외래관광객 방문 이후 2019년 1700만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40년 만에 17배에 달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로 2021년 관광객수는 1978년 이전인 100만명 이하로 급감했다. 경제발전과 안전한 사회망 구축, 전세계적인 한류 문화열풍으로 높아진 국격이 그간의 관광산업을 이끈 성장 동력이었다. 그러나 2019년 가장 선전했던 관광경쟁력도 세계 16위로 경제발전 수준에 못미치고, 2020년 GDP 대비 관광산업 기여도는 세계 200개국의 평균인 10.4%에는 훨씬 못 미치는 2.8%를 차지하며 제조업 대비 서비스산업의 취약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향후 팬데믹 종식 이후 외래관광객 2천만, 3천만을 맞이할 수 있는 문화관광 대국의 새로운 여정 지도를 준비할 때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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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강원랜드]

 

[뉴스투데이=우경진 수원대 교수] 르네상스 시대 귀족이 소유했던 사교와 오락을 위한 별관을 뜻하던 ‘CASA’는 현대에 들어와서 관광지에 있는 게임장을 뜻하는 ‘Casino’로 발전하였다. 초기 카지노는 귀족과 권력층에게만 허락되어 엄격한 회원제로 운영된 사교와 놀이를 위한 공간이었다.

 

카지노가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 것은 1638년 이탈리아 베니스의 축제기간 동안 정부가 인정한 ‘리도또(Ridotto)’라는 전용 카지노 공간을 개장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후 1650년에서 1800년 사이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놀이문화의 형식으로 확산하였고, 루이 14세 재임 기간에 바카렛, 룰렛, 블랙잭이 발명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미에서는 1927년 뉴올리언스에 최초의 카지노가 오픈했고, 금주법 시행 이후 불법으로 막대한 돈을 벌게 된 마피아들이 탈세를 목적으로 할리우드의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초기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호텔에 투자하면서 서부발전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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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tro Longhi (1702-1785), 베니스의 리도또(Ridotto) 모습을 묘사 [출처=wewererogue.tumblr.com]

 

현재에 이르러 카지노는 관광산업과 따로 떼어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출장 목적의 상용여행자 (business traveler)는 줄어들고 여가여행자(pleasure traveler)와 겸목적 관광객의 증가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관광지의 유인요소는 더욱 다양해졌다. 

 


• 라스베이거스로 대표되는 북미 겜블산업, 아시아지역에 패권 넘겨 줘...

 

세계에서 가장 큰 카지노 시장인 미국의 매출이 2013년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추월당했다. 2010년 전후로 급상승한 아태지역의 카지노 매출은 2009년 한해에만 49.7%의 성장률을 보이며 마카오의 시대를 열었다.

 

2000년대를 지나면서 미국도 지역경제를 위한 명분으로 다수의 보수 도시들이 복합쇼핑몰 내에 카지노를 허가했지만, 마카오,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지역이 카지노 사업을 확장하면서 아태지역과 북미와의 격차는 더욱 커졌다. 

 

싱가포르는 카지노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 완화를 위해 기존의 카지노 중심형 시설을 복합리조트(IR: Integrated Resort)의 한 구성요소로 진화시킨 형태인 레저, 엔터테인먼트, 쇼핑, MICE를 통합한 시설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명분과 발전을 이끈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싱가포르의 관광업을 얘기할 때 마리나 베이 샌즈(MBS) 전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MBS 복합리조트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사업구성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등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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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베이 샌즈(MBS) 야경 [출처=explorersg.com]

 

사실 이러한 복합리조트의 개념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1990년대를 지나면서 라스베이거스는 태양의 서커스와 같은 초대형 쇼, 호텔 내 테마파크, 아트센터, 유명도시와 거리를 모티브로 한 독특한 시설들로 비 도박 콘텐츠의 수익 증가가 가파르게 나타났고, 2000년대 이후에는 비 카지노 부문의 수익이 카지노 수익을 넘어서는 시기로 진입하였다. 

 


• 정책도 명분도 실리도 없는 국내 카지노 산업, 포스트 코로나 위한 로드맵 절실 

 

강원랜드를 제외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국내 카지노 사업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실상 휴업 중이다. 관광산업이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제주도의 경우에도 내국인 방문은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감소로 인해 도내 카지노 8곳 중 5곳이 무기한 휴업 중이다.

 

미국의 경우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되었던 방문객이 회복되면서 2021년에는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9년 대비 6.6% 증가하며 사상 최대인 63조원의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

 

주 정부와 각 지역관광협회, 위생과 안전을 위한 호텔업계의 기술적 지원 등 기업과 협의체, 정부의 발빠른 대처와 노력이 정상화의 시계를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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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CNN travel]

 

카지노 사업은 지역경제를 위한 세수증대와 고용창출, 외래 관광객 지출액 증대와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박람회인 CES의 전 세계적인 흥행도 라스베이거스라는 도시의 관광인프라에 힘입은 바가 크다. 

 

뉴욕과 시카고에서 열리던 시기와 달리 가전을 포함한 전자기기의 혁신과 ICT 융합기술 발달로 풍부해진 아이템도 박람회 성공의 주된 이유이지만, MICE 산업에서 행사 개최지는 여론의 관심 끌기와 참가자의 선택에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공항의 인접성, 안정적인 호텔 객실수, 매력성과 놀이문화의 다양성은 컨벤션 참가 주체 1위인 협회나 기관이 행사개최지를 선택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소이다. 

 


• 정부규제완화, 합법화 추진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 필요

 

최근 중국 정부가 반부패를 명목으로 카지노 사업을 규제하면서 마카오의 큰손들이 새로운 대체시장을 찾는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마카오 정킷사업(Junket, 카지노와 계약을 맺고 대형 VIP를 유치해 테이블을 운영하는 사업)이 추락할 수 있다는 골드만 삭스 등 투자회사들의 보고서에는 위치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포함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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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에서 운영하고 있는 VIP 전용공간 [출처=Asia Gaming Brief]

 

지난달 문체부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카지노 산업발전과 회복을 위해 민관협의체를 발족하고 정부와 업계간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의 20%가 카지노 매출로 발생하는 세수에 의존하는 만큼, 한국 관광산업 전반의 회복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부동산 개발과 대단지 주거공간 확충, 공항 이전 등 선심성 정책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외래관광객과 투자자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관광개발과 연계된 한국형 IR 산업의 마스터플랜과 함께 혁신적 관광 진흥방안을 과감하게 진행할 새 정부의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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