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최근 일부 증권사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이 청약 전후로 ‘먹통’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기업공시채널 KIND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계 기업을 제외한 국내 증권사의 IPO 참여 건수는 총 107건이다.
그중 상위 5개사(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삼성, 키움)를 제외한 건수는 40건으로, 약 37.4%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020년 78건 중 28건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건수로는 12건이 증가했고 비율로는 약 1.5%포인트 늘어났다.
그동안 대형 증권사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IPO 시장에 중소형 증권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IT 관련 비용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MTS 접속 지연과 같은 예기치 않은 사고도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청약과 상장 등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접속 인원을 수용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해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초대형 IPO였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공모주 참여 주관사였던 하이투자증권의 MTS의 서버가 일시적인 장애를 겪어 투자자들이 매도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 종목토론방에는 하이투자증권뿐만 아니라 IPO에 참여한 KB증권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신영증권 등의 서버 문제도 제기됐다.
앞서 케이옥션 상장일이었던 지난달 24일에는 주관사 신영증권의 MTS 서버가 다운돼 이체와 청약, 계좌 개설 등 전반적인 업무 진행에 차질이 생긴 바도 있다.
지난 15일에는 유안타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퓨런티어 공모주 청약 단계에서 MTS에 문제가 발생해 청약 일정을 수 시간 연장하기도 했다.
MTS 서버 문제가 발생한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사건 발생 이후 예산을 책정해 추가적으로 2~3배 정도의 서버를 확충했다”며 “증권업계뿐만 아니라 최근 IT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여의치는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각 증권사들과 감독당국이 IT 인프라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도를 따라가지 못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증권업뿐만 아니라 금융업 전반이 디지털화되고 있어서 이와 관련한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개별 증권사들은 최근 증가한 이익을 활용해 IT 인프라 구축에 신경써야 한다”며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IT 장애와 관련한 내부통제 기준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