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캐스퍼 성공에 탄력받은 '광주형 일자리 시즌 2', 현대기아차 가격경쟁력 높이면 무슨 일 벌어질까
'시즌 2'는 미래차부품클러스터...현대기아차의 미래차 가격 경쟁력 확보 위한 승부처
예상되는 '선순환 고리'=안정적인 공급망과 가격 경쟁력 확보→'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추가 고용
한국형 '노사민정 협력 모델', 지역 일자리 창출과 균형발전 효과 두드러져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광주광역시와 현대기아차그룹이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성공에 힘입어 '광주형 일자리 시즌 2'를 추진한다. 시즌 1인 GGM은 경형 SUV 캐스퍼 생산공장이다. 현대차의 울산 생산라인과 중복되지 않는 내연기관차 소형 모델만을 전담하는 구조이다.
이에 비해 시즌 2는 질적인 도약을 하게 된다. '미래 자동차 부품클러스터' 구축이 목표이다. 성공할 경우에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차라는 미래 자동차산업의 핵심적인 공급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도 '시즌 1'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즌 1이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의 비주류인데 비해, 시즌2는 미래차 공급망의 주류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을 중심으로 한 미래차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광주의 미래차부품클러스터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그 효과는 방대한 일자리 창출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기아차와 같은 국내 완성차 업체는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된다. 안정적인 공급망,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생산량을 증가시켜 또 다른 추가 고용을 이뤄내는 '선순환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 민노총 등 반대 뚫고 성공한 GGM모델, 연간 5만대 양산체제 구축 / 직접 고용 636명, 간접고용 효과 1만 1000여명 / 대다수 근로자는 광주지역 청년층
'시즌 1'인 GGM은 지난해 4월 광주 광산구 빛그린산단에 62만8000㎡ 면적의 완성차 공장을 준공했다. 현대차 캐스퍼의 위탁생산을 맡아 향후 5년 동안 총 35만대를 위탁 생산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시즌1의 일자리 창출 모델은 낮은 연봉을 받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주거·보육·교육 관련 사회적 임금을 합쳐 제공받는 상생형 일자리다.
전체 노동자의 평균 초임은 주 44시간 기준 연 3500만원 선으로 설계됐으며 생산직은 3000만원 정도로 동종업계 노동자 초임의 절반 수준이다. 울산 현대차 공장 생산라인 근로자 초임의 절반 수준이라는 이야기이다.
지난 16일 GGM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해 9월 첫 차를 출시한지 5개월만인 2월 현재 누적생산 1만7000대를 돌파했다. 판매대 수는 1만6000여대를 넘어섰다. 실용성과 디자인 감각을 겸비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2월 중에 '캐스퍼 밴' 생산도 본격화된다. 올해 캐스퍼의 총 목표 생산량은 5만대이다.
이같은 생산량을 달성하기 위한 인력충원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채용된 신입사원 86명(신입 79·경력 7)은 16일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현재 GGM 전체 근로자는 636명이다. 1교대 인력을 확보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의 출신 지역이다. GGM 전체 인력의 95%가 광주·전남 출신, 80%가 20~30대 젊은층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지역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목적이다. 그 목적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연 10만대 생산 시점에는 추가 채용을 통해 정규직 규모를 1000여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장 설계, 건축, 생산설비 구축 등을 포함한 간접 고용 창출 효과도 1만1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광주 지역에 그치지 않는다. 밀양, 대구, 구미, 횡성, 군산, 부산, 신안 등인근 지역으로 확산된다는 설명이다.
사실 울산의 현대자 노조와 민주노총은 자동차산업의 임금 하향 평준화라는 명분을 앞세우면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반대했다. 현대차의 평균 연봉은 9000만원대이다.
그러나 GGM이 양산체제를 가동한 지 수개월만에 성공 가도에 접어듦에 따라, 민주노총과 같은 노동계 기득권이 유사한 일자리 사업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명분을 상실하게 됐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시장 임금’이 아니라 ‘적정 임금’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노사문화를 정착시키는 ‘노사민정 협력모델’이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 '시즌 2'는 미래차 클러스터 종류만 7개, 미래차 부품업체 전환 기업만 100개 / 직간접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막대할 듯
광주형 일자리 시즌2의 일자리 창출 규모 및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완성차업체와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가 참여하는 미래차 전환 기업 협의체가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투자계획도 마련될 수 있다. 올해 구성돼 오는 2030년까지 운영되는 협의체는 기업 규모, 생산품목 등을 협의해서 정하게 된다.
기존 부품업체 등이 이 같은 미래차로의 전환계획을 수립하면 전체적인 투자규모가 결정된다. 광주시 등은 투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 상생협약을 체결한 부품기업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원 특례제도를 운영할 방침이다.
임금 수준도 미정이다. 시즌1은 현대자동차와 지방자치단체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지방비 투입으로 임금 수준이 책정되었지만 시즌2는 미래차 부품기업 유치 상황을 보면서 추후 논의될 전망이다.
광주시 송윤태 자동차산업과 주무관은 18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시즌2의 일자리 창출규모와 지역 상생 방안은 아직까지 논의된 단계가 아니다”라며 “시즌1에 이어 합작법인이 될지 기업이 투자를 할지 전체적인 방안은 진행 상황에 맞춰 봐야할 문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 2'의 기대치는 '시즌 1'의 수십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시즌 2는 미래차산업의 주요 공급망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직접 고용 규모 뿐만 아니라 및 간접 고용 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자동차 부품 클러스터와 친환경 자동차 부품 인증센터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총사업비 7조원이 투입된다. GGM이 입주해 있는 빛그린산단과 향후 조성될 미래차 특화단지 일원에 들어선다. 목표는 세계적 수준의 미래 자동차 부품공장 유치 그리고 지역 부품기업 100개사를 미래차 부품업체로 전환하는 것이다.
시즌 1은 GGM이라는 1개의 공장이 신설된 것에 불과하다. 반면에 시즌 2는 미래차 부품업체로 전환하는 지역부품기업만 100개사에 달한다. 클러스터 종류만 따져도, 미래 차 부품 모듈화 협동공장, 미래 모빌리티 데이터 서비스센터, 인공지능(AI) 반도체 클러스터 등 7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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