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1000억원 순익차로 업계 순위 뒤바뀐다…기업대출·자산운용 ‘사활’

최정호 기자 입력 : 2022.02.17 09:45 ㅣ 수정 : 2022.02.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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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실적은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발(發) 부실채권 증가로 은행권 부담이 가중될 우려, 새 정부 도입에 따른 금융 정책 변동, 보유 채권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 비용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농협은행을 제외하고 국내 대형은행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1000억원 규모다. 이자수익은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커 문제될 게 없지만, 경영상 손실과 자산 가치 하락 발생 시 수익을 기준으로 한 은행권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부적인 요인으로 수익 저하가 점쳐지고 있어 ‘기업대출 경쟁력 확보’와 ‘자산 운용’이 은행 경영의 최대 화두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증가율에 따른 대출총량규제 정책을 강력하게 쓰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국내 4대 은행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4% 내외로 할 것을 각각 지정했다. 

 

지난해 가계대출 총액에 4% 내외의 증가율을 금융당국이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여신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자수익이 크게 늘지 않을 뿐이지 증가된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가계대출 영업에 있어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 은행들은 규제가 심하지 않은 기업 대출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대출 규제로 여신사업이 제약으로 은행들의 앞으로의 이자수익 성패는 기업대출에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바젤3 기준이 적용되면서 여신사업이 고르게 성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기업대출 성장세, 대기업·중소·SOHO 비중 고르게 가져가야

 

각 은행 2019년부터 기업대출이 매년 10%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중소기업·SOHO가 15% 이상 성장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타행 중 SOHO 대출이 가장 높아,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대규모 채무 변제 불이행 발생 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타행에 비해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6.6%이기 때문에 영업력 개선이 요구시 된다. 기업대출 성장도 타행에 비해 둔화됐고 지난해 비해 SOHO가 크게 늘은 게 특징이다. 

 

또 5대 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이 소폭이지만 우상향을 띄고 있어 부실채권 회수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대형은행 기업대출을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148조6000억원(대기업 24조1000억원/중소기업 40조9000억원/SOHO 83조6000억원)으로 원화 대출 중 46.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35조5994억원(대기업 18조2470억원/중소기업 56조0320억원/SOHO 61조2989억원)으로 원화 대출 중 50%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126조3920억원(대기업 14조2770억원/중소기업 58조4820억원/SOHO 51조1640억원)이다. 원화 대출 중 가계대출이 50.8%인 것을 볼 때 기업대출 실적이 소폭 개선되고 있다. 

 

우리금융 146조7430억원(대기업 36조3590억원/중소기업 57조5590억원/SOHO 52조8250억원)으로 타행에 비해 대기업 대출 비중이 높다는 게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농협은행은 87조1728억원(12조4026억원/중소기업 30조4625억원/SOHO 44조3077억원)이다. 

 

■ 비이자수익 구조개선 필요, 유가증권·파생상품 반등해야 

 

시중은행의 비이자수익은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PF 사업 확대와 외환딜링으로 발생하는 차익은 내부 인프라를 개선해 늘리면 된다. 

 

그러나 유가증권과 파생상품의 경우 은행의 자산으로 분류된다. 대내외 경제적 요인으로  자산 가치 하락 발생 시 1000억원 가량 손해를 보게 돼 수익 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익 1위인 국민은행과 4위인 우리은행이 2000억원 차이로 순위가 나뉜 것을 보면 자산 운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부문에서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외환·파생은 2020년 3990억원에서 지난해 44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유가증권은 1830억원에서 394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증권의 경우 IB쪽 지분 투자가 늘어나면서 성과가 좋았다”며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 채권 가치 하락 발생을 우려해 적절하게 매각 운용 방식을 끌고 간 게 주요했다”고 말했다. 

 

반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부문에서 315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2020년 이 부분 4573억원인 것을 비교하면 급감한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금리상승기가 시작되면서 은행이 보유한 채권의 가치가 떨어지자 하락한 만큼 수익 손해로 회계처리 된다”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파생상품(선물, 스왑 등) 평가차액 발생도 손해 처리될 경우 은행 입장에선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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