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20대·30대 여심 저격 통했다
[뉴스투데이=김태준 기자]현대자동차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스퍼가 젊은층 여성 소비자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판매 방식과 귀여운 외관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소비자 관심을 끌어온 캐스퍼가 여심(女心)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셈이다.
15일 자동차 시장 동향 연구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캐스퍼를 구매한 남녀 소비자 비율은 남성 50.1%, 여성 49.9%로 일반적인 승용차의 남녀 비율(7:3)보다 여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대와 30대 여성 소비자 비율은 각각 70.1%, 58.0%로 남성보다 높았다.
보통 경차는 여성 소비자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에 판매중인 3개 경차 모델은 모두 캐스퍼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다른 경차 모델의 여성 소비자 비율은 쉐보레 스파크 46.9%, 기아 모닝 46.5%, 기아 레이 43.8%다. 업계는 캐스퍼의 신차 효과와 귀여운 외모, 온라인 판매가 경쟁 모델보다 여성 소비자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캐스퍼의 귀여운 디자인이 여성 소비자들의 캐스퍼 구매로 이어지도록 한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영업사원과 대면해 자동차를 구매에 두려움이 있는 여성 소비자들에게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는 자동차 구매를 쉽게 만드는 도구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성 소비자들의 폭발적 관심 속에 캐스퍼의 월별 신차등록대수는 4000대 수준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에 출시된 캐스퍼는 11월 4008대, 올해 1월 4186대 등 매월 4000대 안팎의 판매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캐스퍼는 지난 1월에는 월별 신차등록순위 8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현대차가 최근 '캐스퍼 밴' 모델을 선보여 캐스퍼 흥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적재공간이 확대된 캐스퍼 밴이 법인과 개인 사업자에게 영업용 자동차, '차박(자동차+숙박)'을 즐기는 소비자에게는 레저용 자동차로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스퍼를 위탁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도 '캐스퍼 밴'을 포함해 올해 생산목표를 최소 5만대에서 최대 7만대로 잡고 지금의 여세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캐스퍼가 편의·안전 장비를 추가해 경쟁 차종보다 가격이 비싸졌지만 차별화된 디자인과 온라인 판매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면서 “캐스퍼 흥행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제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소비자 요구에 발맞춰 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