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측간의 노사갈등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택배노조는 파업 45일째를 맞이한 10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에 CJ대한통운 측은 “비관용 원칙에 따라 관련자 모두에게 형사·민사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의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지난 해 12월 말부터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노조원 2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CJ대한통운 본사에 진입해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건물 1∼3층을 점거하고, 정문 셔터를 내리고 진입을 막았다. 

본사 진입 과정에서 유리문이 깨지는 기물이 파손되고 CJ대한통운 측 보안직원이 부상을 입는 등 일부 충돌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노조는 당초 이날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CJ대한통운 파업사태에 대한 향후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같은 시간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점거농성 돌입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번 파업 사태와 설 택배대란, 파업 장기화의 원인은 CJ대한통운의 '노조 죽이기'에 있다"며 "이런 피해는 대화도, 검증 제안도 거부하고 노조를 거의 해체하는 수준으로 무조건 항복하라는 CJ대한통운 본사에 있다는 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진 위원장은 "노조 파업으로 불편을 겪는 국민과 소상공인께 죄송하다"면서도 "이런 극단적 방법을 택한 것도 파업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노조의 고심 어린 방법이었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이달 12일까지 본사 앞에서 규탄대회와 기자회견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은 이와 관련해 "택배노조가 본사 건물에 난입해 로비와 일부 사무실을 불법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 기물이 파손되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며 "즉각 퇴거와 책임자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노조 택배연합은 성명을 내고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침입 및 점거를 강력 규탄하고 택배노조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한다"며 "이번 노조의 결정으로 다른 비노조 택배기사들의 일자리와 택배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