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핵인싸' 오너 발언은 핵폭탄급, 신중을 기하자

김소희 기자 입력 : 2022.01.20 10:27 ㅣ 수정 : 2022.01.20 10:27

정용진 부회장 '멸공' '필승' 발언 후 주가 요동 / 표현의 자유보단 미칠 영향력 먼저 생각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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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워 77만7000명을 보유한 이른바 ‘핵인싸(사람들과 매우 잘 어울리는 사람)’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로 인해 주가가 크게 요동칠 정도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이마트노조(이마트노조)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정 부회장의 입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정 부회장이 지난해 11월1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난 공산당이 싫어요’, ‘반공민주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 우리의 삶’, ‘난 콩(공산당)이 상당히 싫다’, ‘듀오(Duo)를 노(no)로 바꿔야겠다’, ‘이것조차 불편러(불편함을 빈번하게 드러내는 사람들)들이 있다’, ‘멸공’ 등 공산당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또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멸공 발언 이후 이마트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여파가 신세계 계열사 직원 수만명과 그 가족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하라”며 “어려운 환경에서 고객과 국민들에게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언행에 깊을 우려를 표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말 ‘자유인’이며 ‘핵인싸’이고자 한다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된다”며 “하지만 본인 스스로를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하고, 그간 사업가로서의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나온 직후인 지난 10일 신세계 주가는 전일 대비 6.8%(1만7000원) 떨어진 23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시총)도 2조4613억원에서 2조2939억원으로 1684억원이 줄었다. 

 

계열사 주가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이날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13만3000원으로 전날보다 5.34% 하락했다. 신세계I&C와 신세계푸드 주가도 각각 3.16%, 2.13% 떨어졌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스타벅스, 이마트를 이용하지 말자’는 불매운동까지 일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1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이라며 사과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의 사과글이 나오자 이마트노조는 “사원들 마음 알아줘 감사하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곤두박질을 치던 신세계 주가도 진정세를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멸공’에 대한 사과글을 올린 지 5일만인 지난 18일 정 부회장은 또 개인 인스타그램 개정에 “강해져야 이길 수 있다”며 ‘필승’이란 해시태그를 붙여 글을 올렸다. 

 

이에 신세계 종목 토론실에 모인 소액투자자들은 ‘이번엔 필승이다’, ‘필승이 뭐냐’, ‘이젠 필승?’ 등의 글을 올리며 주가 차트에 다시 파란불이 켜질까 하루종일 노심초사해야 했다. 

 

표현의 자유는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한 그룹을 이끄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발언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핵인싸’ 오너라면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앞으로 ‘용진이 형’이란 정 부회장의 애칭이 계속 유지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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