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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박스권에 갇혀 불안한 글로벌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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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1.20 00:30 ㅣ 수정 : 2022.01.20 00:30

연초에도 계속 답답한 흐름 이어가는 국내 증시-강력한 긍정, 부정 요인 혼재 / 경기 확장 지속되며, 기업 실적 추정치의 하향 조정 멈췄다는 점은 호재 /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긴축 위험을 소화할 때까지 시장 불안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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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지난해 10월부터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가 연초에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코스피는 대체로 2900포인트에서 3000포인트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시적으로 이 범위를 이탈해 내리거나 올랐지만, 그 기간은 1주일 정도에 불과할 정도였다.

 

같은 기간 미국 S&P 500지수가 10% 이상 오르고 올해 들어서야 소폭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만큼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10월 이후 연말까지 중국과 유럽 증시의 성과는 우리보다 5%포인트 정도 높다. 우리 증시의 상대적 부진과 답답한 흐름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문제다. 긍정적인 요인들과 부정적인 요인들이 강하게 맞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범위보다는 더 넓겠지만 올해 내내 증시가 전반적인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다. 특히 국내 기관투자자들에서 이러한 모습이 관찰되는데, 올해 들어 불과 10거래일만에 이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6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

 

글로벌 증시가 연초 힘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는 분명 올해 증시에 대해 기대가 크지 않은 기관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하향 조정되던 기업 실적 전망치의 상향 반전은 긍정적 요인

 

그렇다면 증시를 박스권에 머물게 만들고 있는 강력한 긍정적, 부정적 요인들은 무엇일까?

 

일단 긍정적인 요인부터 살펴보면, 무엇보다 여러 불확실성 하에서도 완만하게 나마 경기 확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최근 발표치인 2021년 11월까지 100을 넘어 확장 추세에 놓여 있고, 미국 역시 확장 국면을 보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지난해 12월 이후 소매판매가 약화되며 경기 확장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지만, 미국의 경기 지표 역시 아직 확장 국면에 놓여 있다. 

 

결국은 경기 확장 기대와 같은 맥락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하게 하향 조정되던 국내 기업들의 올해 실적 전망치도 더이상 내려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올해 초 반도체 업종의 2021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전체적인 이익 추정치는 소폭 상승한 상황인데, 지난해 하반기 중 이익 추정치 하향이 주로 반도체 업종 때문이었다는 점,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투자와 소비의 선행적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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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RX, FnGuide]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지배종이 된 이후, 빠른 확산 속도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수가 통제되고 있는 점 역시 좋은 소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WorldOmeter에 따르면, 1월 중순 현재 글로벌 하루 확진자 수는 300만명을 넘어섰지만, 하루 사망자 평균은 7~8천명 수준으로 지난 팬데믹 당시의 하루 사망자 저점을 하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다음 분기부터 방역의 강도가 약화되며 경제 활동이 정상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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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KRX, 한국은행]

 


• 다만, 빨라진 긴축 속도에 적응할 때까지는 증시가 실적 호전 반영하기 쉽지 않아

 

하지만, 경기 확장과 실적 호전이라는 긍정적인 요인을 상쇄하는 부정적 요인도 만만찮다. 오히려 올해 들어 3주 동안은 시장에 비관적인 시각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우려는 긴축이다.

 

한국은행은 팽팽하게 맞선 기준금리 인상과 동결 전망 하에 열린 1월 금통위에서 12월에 이은 연속 인상을 선택했고, 미국 연준은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을 넘어 자산 축소까지 거론하기 시작했다.

 

특히 재선임된 파월 연준 의장과 새로 임명된 부의장은 청문회에서 물가를 잡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 정책금리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갔고, 연준이 연내 4차례 이상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연준의 자산 축소는 금리 인상보다 증시에 더 부담스러운 일이다. 동 정책이 장기 시장금리를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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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사진출처=Forbes]

 

미국의 부동산 담보 대출은 단기금리에 연동한 변동금리 대출 위주인 우리나라와 달리 대부분 장기고정 금리 대출이기 때문에 장기금리 상승은 미국 부동산 시장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장기금리가 오르면 증시로부터 자금이 이탈해 안전자산으로 몰릴 수 있다. 

 

물가 상승 압력 중 상당 부분이 비용 측이라는 점도 문제다. 긴축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긴축을 시도했는데도 고물가가 유지되며 기대 물가마저 오르면 연준은 더 빠른 긴축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연준을 비롯한 각국 통화당국은 70~80년대 오일 쇼크 당시 급격한 긴축이 몰고 왔던 깊은 침체와 자산가격 급락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조심스럽고 정교한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금은 물가 상승 자체가 그 당시에 비해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적절한 긴축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 만한 환경이란 얘기다.

 

하지만, 그러한 점들은 적어도 코로나19에 의한 공급망 이슈가 완화될 2분기에 가서야 확인이 될 전망이다. 그때까지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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